정상궤도 이탈한 우리 살림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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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아람 기자
  • 승인 2017.01.16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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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쪽선 보험-펀드 이어 적금 깨는데...정기예금은 20조 늘어
▲ 생활고에 시달리며 여유가 사라진 가계들이 목돈 모으기를 포기하는 한편, 목돈이 있는 사람들은 적절한 투자처없이 시중은행에 돈을 묵히고 있다. (사진출처=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이아람 기자] 가계들이 경제적으로 피폐해져 보험과 적금과 같은 금융자산을 정리하는 가운데 목돈은 투자처를 못찾고 정기 예금으로 자산을 묵히고 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현재 은행권의 정기예금 잔액은 568조9천억원(은행·중앙정부·비거주자 예금 제외)으로 1년 사이 19조8천억원 늘었다.

연간 증가폭이 20조 가까이 확대되면서 2012년 20조 4000억원 증가폭을 기록한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기예금은 가계나 기업 등이 일정 기간 은행에 돈을 넣어둔 뒤 이자를 받기로 약정하는 저축성 예금이다. 매달 일정금액을 입금해 나가는 정기 적금과는 다르게 추가 입금은 하지 않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1.25%까지 작년 11월 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49%까지 내려갔다. 정기예금 가운데 금리가 2.0% 미만인 상품은 99.6%를 차지할 정도로 이자가 낮아졌음에도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이는 가계나 기업이 적당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안정적으로 자금을 관리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높은 수익성을 보여주는 상품이 없다. 고수익이라고 해도 금리가 위험을 감수할 만큼 높지 않다. 이에 사람들은 투자 통향을 살펴보며 일단 단기적으로 목돈을 묵히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은행 정기예금 가운데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상품의 비중은 32%나 된다.

마음대로 돈을 넣어다가 꺼낼 수 있는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은 12월 현재 572,9조원으로 전년대비 60조2000억원 늘었다.

한편 목돈을 모으는 것 역시 녹록치 않다.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사람들이 금융자산을 정리하기 시작한 것이다.

가장 먼저 정리한 것은 보험이다. 작년 3분기까지 41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가 고객에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모두 22조9904억원에 달한다. 4분기까지 합치게 되면 연간 해지환급금 규모는 역대 최고액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마지막에 포기하는 것으로 알려진 금융자산인 적금도 중도해지가 늘고 있다.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에 따르면 작년 말 은행 고객 적금 중도 해지율은 45.3%였다. 1년 전보다 2.9%포인트 올랐다. 매달 일정금액을 저금하고 적금을 여유도 사라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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