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상품', 자문형 죽고 일임형 살아나는 이유
'랩상품', 자문형 죽고 일임형 살아나는 이유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12.16 14: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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붐 꺼진 랩 "플랫폼 or 자산관리 형태로 변화"
▲ 개인별 자산종합관리계좌 '랩어카운트' 자문형과 일임형 상품 잔액 변화가 두드러지게 대조를 이룬다. (사진=화이트페이퍼)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개인별 자산종합관리계좌 '랩어카운트'의 자문형과 일임형 상품 잔액 변화가 두드러지게 대조를 이뤄 그 이유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증권사의 자문형 랩 계약 자산은 1조1437억원으로 집계됐다. 2013년 2조원대를 기록하다 2014년~2015년 1조원대로 떨어졌다.

반면 일임형 랩의 잔고는 지난 9월 말 기준 100조 3146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말 71조원, 2015년 말 89조원에 이어 올해 들어 100조원을 넘기는 등 호황을 맞고 있다. 

자문형랩이란 여러 가지 자산운용서비스를 하나로 묶어 고객의 기호에 따라 제공하는 개인별 자산종합관리계좌로, Wrp(포장하다)과 Account(계좌)의 합성어다.

일임형 랩은 고객이 랩어카운트를 통해 맡긴 자산을 증권사가 알아서 운용하는 상품을 말한다. 고객은 골치 아픈 투자 판단을 직접 내릴 필요 없이 전문가에게 자산운용을 맡기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자문형 랩은 증권사나 투자자문사의 자문을 받아 고객이 직접 운용하는 랩을 말한다.

■ 자문형 랩 "돈 몰렸다 거품 꺼져 투자자 큰 손해"

자문형 랩에 관심이 줄은 건 거품이 꺼지고 나서부터다. 안성재 신한금융투자 랩 부문 부장은 "자문형 랩이 한때 열풍이 분 적이 있었는데, 지난 2011년도 꼭지에 자금이 몰렸다가 한번에 자금이 빠져나가 투자자들은 손실을 봤고 그 이후 외면했다"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 랩에 자문을 해주던 브레인투자자문, 창의투자자문 등 투자자문회사가 잘 나갈 때가 있었는데, 현재는 열기가 식은 상태"라고 말했다.

이후에 제도에도 변화가 생겨 제약이 커졌다. 관계자는 "쏠림을 방지하기 위해 자문형 랩에 어떤 종목이 담겨있는지 출시 이후 2주간 확인을 못하는 등 제도가 달라졌다"라고 덧붙였다. 이후로 자문형 상품을 전면에 내세우는 증권사가 없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 일임형 "ISA 이후로 개인, 유동 기관 자금 몰려"

반면 일임형 자산은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기관 자금 유입으로 자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ISA 일임 상품이 랩어카운트 일임 상품에 속해 있다"라며 "ISA는 최소가입금액에 제한이 없고 세제 혜택이 없어, 출시 이후 불과 1년도 안돼 3조원으로 불어나면서 랩어카운트 일임형 상품이 꾸준히 성장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유동 기관투자자 자금은 일임형 상품에 몰리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 붐 꺼진 랩 "플랫폼 or 자산관리 형태로 변화"

예전 랩어카운트 인기를 살리기 위해 증권가는 현재 랩을 플랫폼 형태로 바꾸는 데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안성재 부장은 "(3~4년 전의 랩의 인기가 사그라든 이후) 지금은 랩이 하나의 상품보다는 플랫폼이나 자산관리 방향으로 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삼성UMA, 신한금융투자는 신한EMA, 미래에셋증권은 미래에셋프리미엄 멀티랩을 출시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기존에는 펀드처럼 제한된 상품으로 운용됐다면 이제는 랩어카운트에 주식, 펀드, ELS(주가연계증권) 등을 종합적으로 담는 방향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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