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 관리, 치매 후견...은행은 '신탁상품 공략중'
유언 관리, 치매 후견...은행은 '신탁상품 공략중'
  • 김시은 기자
  • 승인 2016.10.31 1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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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이자수익 확대전략...상대적으로 비싼 수수료 수입 짭짤
▲ 은행권이 새로운 신탁상품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은행들이 다양한 형태의 신탁상품으로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저금리 기조에 비이자이익을 사수해야하는 은행들이 비교적 수수료가 높은 신탁상품에 열중하고 있는 모양새다.

유언·치매 신탁부터 반려동물 신탁까지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과거 개인연금 신탁, 저축연금 신탁과 같은 투자상품 형태로 한정됐던 신탁시장에 새로운 상품군이 등장하고 있다.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에 발맞춘 상품들이다.

대표적인 신탁 상품은 '유언대용신탁'이다. 시니어 고객이 은행에 재산을 맡기면 은행이 이를 관리하다가 계약자가 사망한 이후에 상속을 집행하는 신탁이다. 손자에까지 재산을 넘겨주는 게 가능해 배우자와 직계 자녀에게만 상속할 수 있는 유언장보다 적용 폭이 넓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고령화가 심화된데다 은행이 비이자수익을 늘리고자 하는 상황과 맞물려 등장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유언대용신탁으로는 우리은행의 ‘명문가문증여 신탁’이 대표적이며 신한은행은 ‘내리사랑 신탁’을 선보이고 있다.

국민은행은 치매 발병에 대비할 수 있는 '성년후견제도 지원신탁'을 선보였다. 갑작스레 치매에 걸려 후견이 필요해지는 경우를 대비해 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해 금전을 맡기는 형태다.

추후 치매가 발병되면 후견인이 치매치료와 요양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지급받게 된다. 

또한 국민은행은 지난 19일 노인 1인가구를 위한 반려동물 신탁 상품도 내놨다. 고객이 반려동물보다 자산이 먼저 죽을 경우를 대비해 부양인을 지정하고 은행에 자금을 맡기면 고객이 사망 후 은행이 이 자금을 부양자에게 일시에 지급하는 상품이다.

비이자수익에 효자노릇 톡톡

실제로 금융권에 따르면 신탁상품들은 은행 비이자수익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우리은행의 올 3분기 신탁 수수료 이익은 23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120억원보다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신한은행은 올 3분기 253억원을 신탁 수수료로 거뒀다. 

특히나 신한은행은 누적기준 방카수수료수익과 펀드수수료 수익은 감소한 반면 신탁수수료 수익은 27.5% 가량 증가해 눈길을 끈다. 

은행이 더욱이 신탁업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탁업으로 받는 수수료는 다른 수수료 항목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싸기 때문이다. 재산신탁은 0.05~0.07%, 금전신탁은 0.5~1% 수준이다.

한편 전문가는 신탁사업의 활성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내다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권우영 수석연구원은 “신탁업의 활성화는 고객의 신뢰가 기반이 돼야 하므로 고객과의 신뢰와 장기적인 관계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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