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이트페이퍼=김시은 기자] 가계지갑이 얇아지면서 만일을 대비해 든 연금저축과 보험마저 포기하는 서민이 늘고 있다. 연금저축을 10년동안 유지하는 가입자는 절반에 그쳤고 보험 해지환급금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먹고살기 힘들어 ‘노후대비’ 포기하는 서민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금저축상품의 계약해지 건수는 총 33만5838건에 달했다. 연간 신계약 건수 대비 74.8%에 이르는 수준이다. 금액으로 따지면 총 2조5571억원으로 건당 평균 환급금액은 761만원이다.
연금저축은 국민연금과 더불어 대표적인 노후대비 수단으로 꼽힌다. 절세혜택까지 더해 인기가 많지만 장기간 유지하지 못하고 중간에 해지하는 가입자가 상당한 것이다.
금감원 조사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연금저축을 10년간 유지한 가입자의 비율은 전체 가입자 가운데 56.5%에 그쳤다. 5년 유지율 역시 66% 수준에 머물렀다.
금감원 관계자는 "연금저축상품은 노후에 대비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이지만 납입기간이 길어 가입자들이 목돈이 필요해지는 경우 연금부터 깨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 보험도 사치...올해 상반기 해지환급금 최대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생활자금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보험을 해지하는 가입자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4일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25개 생명보험사와 16개 손해보험사가 고객에게 지급한 해지환급금은 14조7300억원에 달했다.
해지환급금은 가입자가 납입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보험을 해약할 때 보험사가 고객에게 돌려주는 돈이다.
생보사의 해지환급금은 9조7400억원, 손보사의 저축성 또는 보장성 장기보험 환급금은 4조990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6월 해지환급금인 14조600억원보다 7000억원 가량 불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된다면 해지환급금 규모가 2년 연속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지환급금이 증가한 원인은 경기불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상품은 중간에 해지하면 원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입자들은 살림이 팍팍해지면 보험부터 해지한다는 것.
보험 계약이 늘면서 해지환급금 규모도도 자연스럽게 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계약이 점점 늘어날수록 해지하는 사례도 함께 증가할 수밖에 없다"며 "더불어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계약자들이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가 부담돼 보통 예금 다음으로 보험 해지를 많이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