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하는 조선 남자> 이한 지음 | 변유민 그림 | 청아출판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자식 사랑은 시대를 관통한다. 연암 박지원은 부인을 먼저 보내고 재혼하지 않은 채 자식을 살뜰히 챙겼다. 다음 대목만 보더라도 알 수 있다.
‘고추장 작은 단지를 하나 보내니, 사랑방에 두고 밥 먹을 때마다 먹으면 좋을 거다. 내가 직접 담근 것인데 아직 잘 익지는 않았다.’ (본문 중)
<요리하는 조선 남자>(청아출판사. 2015)가 소개한 내용이다. 조선 시대 최고의 베스트셀러 <열하일기>의 저자 박지원이 손수 고추장을 만드는 장면이 쉽게 상상이 되지 않지만, 자식에게 먹일 맛있는 장을 얼마나 정성스럽게 만들었는지는 다음 편지로 짐작할 수 있다.
‘이전에 보낸 쇠고기 장볶이는 받아서 아침저녁으로 먹고 있니? 왜 한 번도 좋은지 어떤지 말이 없니? 무람없다, 무람없어. 난 그게 포첩(육포)이나 장조림보다 더 좋은 거 같더라. 고추장은 내가 직접 담근 거다. 맛이 좋은지 어떤지 자세히 말해 주면 앞으로도 계속 보낼지 말지 결정하겠다.’ (본문 중)
고추장에 대해 가타부타 말 없는 자식에게 서운함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글에서 배어 나오는 서운한 타박은 조금은 귀엽게까지 느껴진다. 우리네 부모님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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