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포토] 권투 글러브를 낀 입술, ‘페미니즘 말하다’
[북포토] 권투 글러브를 낀 입술, ‘페미니즘 말하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30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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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이민경 지음 | 봄알람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페미니즘은 성별로 인해 발생하는 정치·경제·사회 문화적 차별을 없애야 한다는 운동과 이론을 아우르는 용어다. 요즘엔 ‘메갈’ 같은 단어가 페미니즘을 대체하는 말로 쓰인다.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봄알람. 2016)은 “요즘에 성차별이 어딨냐?” “네가 너무 예민한 거 아니야?” “요샌 남혐 때문에 여혐이 심해지더라” 등 예쁜 말씨로 하나 마나 한 말을 하는 이들 앞에서 논쟁할 수 있도록 ‘차별’에 대해 당당히 논하는 책이다. 표지 속 입술이 링 위에서 권투 글러브를 낀 이유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 있다. 어떤 대화에서든 ‘좋게 상대방을 설득해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라는 것이다. 대화하지 않을 자유를 확보하라는 것. 자신이 느낀 차별을 상대에게 꼭 증명하고 인정받을 필요가 없다는 내용이다. 대화하고 싶지 않다면 이렇게 말하면 된다.

“네가 무례하기 때문에 너와 얘기하고 싶지 않아.” “이 사건이 여성혐오범죄인지 아닌지 얘기하고 싶으면 여성혐오가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알아보고 와” “내 경험을 네가 판단하지 마. 네 생각은 안 궁금해”

사실 한국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따르는 피로감은 여성들만 알 수 있다. 가슴에 들어찬 답답한 근원을 속 시원하게 대변해주는 통쾌한 한 방이 즐비하다. 여성차별을 주제로 논쟁할 때 말문이 열리지 않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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