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초 책읽기] 신붓감 1위 교사?... 돈, 가사, 육아, 남자 권위까지 챙길 속셈
[30초 책읽기] 신붓감 1위 교사?... 돈, 가사, 육아, 남자 권위까지 챙길 속셈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19 0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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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 오찬호 지음 | 동양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남자만의 ‘벌이’로 가족의 생계가 안정적일 수 없는 시대가 오면서 ‘맞벌이’는 시대적 흐름이 되었다. 남자들은 ‘아내가 돈도 벌어주길’ 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돈도’ 다. 즉 원래의 일은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단서가 있다. 일한다는 '핑계'로 ‘집안일’을 소홀히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그래서 일은 하지만 ‘원래의 집안일’에 타격을 가장 적게 받는 직업이 좋다. 초등학교 교사는 그런 의미에서도 매우 각광받는 직업이다. 퇴근도 정시가 보장되고 무엇보다 ‘방학’도 있지 않은가. 조주은의 <페미니스트라는 낙인>(2007,민연)을 보면 이 지점이 잘 표현되어 있다.

조주은은 남자들이 초등학교 여교사를 배우자로 선호하는 것에는 “자신을 대신해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여교사는 남성들에게 흔들리는 남성 가장의 정체성을 보완해주면서 집안일, 보살핌 노동까지 담당할 거라는 기대 때문에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것은 “결혼으로 구성되는 가족 안에서 여성들의 노동력을 안팎으로 착취하며 남성 권위를 유지시키고자 하는 의도”라고 지적한다. <그 남자는 왜 이상해졌을까?>(동양북스.2016) 중에서

신붓감 1순위에 숨은 권력의 메커니즘이다. 한국 사회는 이처럼 알게 모르게 여자의 노동을 규제하고 있다. 좀 더 들여다보자.

회식에 끝까지 남지 않은 여자들을 보고 ‘여자들은 이래서 안 돼’ 등 한두 마디 보탠 사람들의 속내는 어떨까. 여성에 대한 남성의 우월성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까. 회식자리에 끝까지 남는 여자를 과연 자신의 ‘아내상’으로 여길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남자로 살기 너무 힘들다는 말 이면도 생각해볼 일이다. 저자의 주장처럼 과거에 비해 남녀에게 다르게 부여된 권리의 간격이 단지 좁아진 건 아닐는지.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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