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과 증권사의 동거' 잘 되고 있을까...'복합점포' 효과 엇갈려
'은행과 증권사의 동거' 잘 되고 있을까...'복합점포' 효과 엇갈려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8.11 15: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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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스톱서비스 고객 편리...온라인 추세로 인해 부정적 기류
▲ 지난해부터 도입된 은행-증권사 복합점포가 금융지주사 산하의 증권업계에서 엇갈린 반응을 얻고 있다. (사진=네이버)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금융권의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은행-증권사의 복합점포 바람이 불고 있으나 체감지수는 엇갈리고 있다.

먼저 증권사 입장에선 은행 고객을 증권사 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점이 매력적이다. 고객 입장에선 은행 상품과 증권사 상품을 고루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편리하다. 한마디로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 효과가 있다.

특히 자산이 많아 포트폴리오 구성이 필요하고, 발품 팔기를 원치 않는 고액 자산가에게 복합점포의 원스톱 서비스는 어필할 요소가 많다.  

반면 원래 고객 기반이 두터운 은행에선 별로 달갑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무엇보다 점차 금융과 투자업무가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어 장기적으론 실효성이 적을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 복합점포 개설, 호응 속에 꾸준히 늘고 있어

금융위원회의 금융지주의 경쟁력 방안의 하나인 이 복합점포는 시행 약 7개월 째 맞아 꾸준히 늘고 있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9일부터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KB증권은 은행과 증권사가 칸막이를 없앤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달 신한은행과 함께 서울 가락동, 경기 평촌역, 광주 광산지역에 은행과 증권을 통합한 '신한창조금융플라자' 3곳을 신설했다. 이미 올해에만 4월 강남중앙, 광교, 남동공단, 부전동, 성서공단, 오창 등 6개를 개설한 바 있다.

KB금융 산하로 합친 KB증권도 오는 9월까지 KB국민은행과 합친 복합 점포 5곳을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투자 역시 이달 서울 여의도 하나금융투자 본점 1층에 은행과 증권, 보험까지 아우른 복합금융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다.

■ 장점- 고객 입장에선 한 발자국만 움직여 원스톱 서비스

일단 전반적으론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은 복합 점포를 반가워하고, 그룹 차원에서도 활성화하는 분위기다"라고 말했다. 은행 상품은 한정적인 반면 증권사는 다양한 금융투자상품이 있다. 따라서 증권사 입장에선 은행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어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과 증권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증권사 관계자는 "한 발자국만 움직여 모든 금융 업무를 원스톱으로 처리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또한 포트폴리오를 짤 때에도 비교적 안전상품인 은행 상품과 비교적 위험 자산인 증권사 상품을 함께 구성하는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금융지주사 차원에서는 고액 자산가를 유인하기 위해 복합점포를 적극 활용한다. 원스톱 서비스는 고액 자산가의 니즈가 가장 크다는 것.  B 증권사 한 관계자는 "고액자산가야 말로 이리저리 발품을 팔기보다 한 곳에 모여 있어 보다 신뢰할 수 있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복합점포에서 포트폴리오를 짜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단점- "은행·증권사 직원 실적 반영 충돌...온라인 고객 늘어 실효성 적어"

반면 아직 복합점포의 효과를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마디로 증권사는 좋지만 은행 입장에서는 그리 달갑지 않다는 지적이다.

C증권사 관계자는 "원래 고객 기반이 두터운 은행 입장에선 자신의 고객을 증권사에게 뺏기는 분위기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아울러 은행 직원과 증권사 직원의 실적에 반영할 때 충돌 지점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C증권사 관계자는 "예를 들어 은행에 방문한 고객이 은행의 권유로 한발짝 거리의 증권사 상품을 가입하거나 거래가 터지면, 은행 직원의 기여를 감안해 은행 직원과 증권사 직원 실적에 동시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게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금융권에서는 '더블 카운팅(Double Counting)'이라고 말한다. 

금융투자 거래가 점점 온라인화 하는 추세 때문에 복합점포 개설에 부정적인 기류도 있다. E증권사 한 관계자는 "우리 증권사는 영업 점포를 점점 줄이고 있는 추세이며, 상대적으로 온라인 고객의 수는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복합점포를 찾는 증권사 고객 수가 적을 때는 하루 3명에 그칠 때도 있다고 털어놨다.

복합점포 위치 선정도 쉽지 않다. D증권사 한 관계자는 "은행과 증권사 고객을 모두 잡아야 하기 때문에 두 부류의 고객이 잘 다니는 목이 좋은 곳을 선별해야 하지만 위치 선정이 까다롭다"고 말했다.

가령 현재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의 복합점포는 6개가 있다. 광화문, 여의도, 분당, 천안아산, 삼성역, 부산 등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 고객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거점에 복합점포가 위치해 있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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