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포스트잇] 무라카미 하루키 "글쓰기 작업은 음악 연주와 같다"
[책속의 포스트잇] 무라카미 하루키 "글쓰기 작업은 음악 연주와 같다"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8.01 13: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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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쓸 종이가 있고, 쓸 펜이 있고, 돈도 시간도 넉넉하다. 그런데 단 한가지 쓸 게 없다.'

소재의 고갈은 글쟁이에겐 악몽이다. 1979년 대뷔 이후 꾸준히 작품을 내놓는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이 악몽의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그는 ‘쓸 것이 없을 때’ 구원투수가 있다. 바로 음악이다.

그는 재즈를 들으며 글의 리듬을 찾는데 이를테면 다양한 단편적인 에피소드나 이미지, 언어를 소설이라는 용기에 넣어 입체적으로 조합해나간다. 주의할 점은 ‘설명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마치 음악을 연주하는 듯한 요령으로 문장을 만들어야 한다.

재즈의 리듬처럼 적확하고 견고한 리듬을 유지하면서 문장을 만들어나간 다음은 화음이다. 똑같이 여든여덟 개의 건반으로 피아노 연주를 해도 사람에 따라 다른 화음을 내듯, 글도 마찬가지다. 한정된 소재로 스토리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더라도 거기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염두하고 자신만의 언어와 문체로 화음을 만든다.

마지막은 프리 임프로비제이션, 자유로운 즉흥연주다. 견고한 리듬과 화음 위에 자유롭게 음을 직조하는 방식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글은 음악을 연주하듯 쓰면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일반인은 어렵게 느껴질 터. 하루키를 추종한다면, 글이 안 써질 때 재즈를 들어볼 일이다. 아니면 좋아하는 음악이라도! 음악이 글의 소재를 추전해줄지 모른다.  

하루키 자전적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현대문학.2016)에 등장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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