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맛을 더하고 글맛을 깨우는 우리말 어원 이야기> 조항범 지음 | 예담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지글지글 끓어오르는 곱창전골이나 곱창구이는 술안주로 그만이다. 그런데 이 곱창의 ‘곱’에 숨은 의미가 있다.
원래 곱창은 소 내장의 한 부위인 ‘소장’을 일컫는다. 소의 대장은 대창이라고 하는데 왜 소장은 곱창이라고 할까. 곱에 숨은 의미를 찾으려면 이 질문부터 해결해야 한다. 보통은 곱창을 ‘굽은 창자’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만, 뜻이 다르다.
소의 소장이 지방질로 뒤덮여 있어서 곱창이라 부른다. 비록 ‘곱’이 현대국어에서 잘 쓰이지 않지만, 곱창의 곱은 본래 ‘동물의 지방’을 뜻한다. ‘곱’의 흔적은 곱창뿐만 아니라 다른 단어에서도 볼 수 있다. ‘눈곱, 곱똥, 곱돌, 때꼽(때꼽재기)’과 같은 합성어다.
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지방을 가리켜 ‘눈곱’이라 한 것이고, 기름같이 끈끈한 물질이 섞인 동을 ‘곱똥’이라 한다. 지방광택이 나는 매끈매끈한 돌이 ‘곱돌’, 기름기가 더럽게 엉기어 붙은 때 조각을 ‘때꼽’이라 부르는 이유다. (본문 중) 일부 수정.
이 내용은 <말맛을 더하고 글맛을 깨우는 우리말 어원 이야기>(예담.2016)에 등장한다. 맛있는 곱창과 눈곱을 잇대어 생각해도 길들여진 입맛을 바꿀 수는 없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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