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포스트잇] 소시민의 웃픈 출근풍경
[책속의 포스트잇] 소시민의 웃픈 출근풍경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7.14 15: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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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이지원 지음 | 민음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문이 열리기 무섭게 뉴타운 출근객들은 너도나도 티머니 단말기에 카드를 내밀고 변비 똥처럼 꾸역꾸역 밖으로 밀려 나왔다. 불쌍한 미스 티머니는 낭랑한 목소리로 앵무새처럼 지껄이기 바빴다”

‘삑......삑...... 카드를 한 장만 대...... 이미 처리되었......삑......카드를 한 장만......삑’ (본문 중)

에세이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민음사.2016)에 헬조선 소시민의 출근 풍경을 웃프게 그려낸 대목이다.

만원 버스의 진풍경에 이어 저자는 한 아저씨와 이인삼각 경기를 하듯 몸을 맞대고 멈칫멈칫 문 쪽으로 전진하는 중이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비키세요!”라고 앙칼지게 소리친다. 순간 치미는 짜증. 웬 학생이 경멸하듯 쳐다보며 비키라고 소리친 것. 저자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한다.

‘이봐 학생. 그따위로 지껄이면 비켜주고 싶겠나.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그는 이 상황을 들어 공공장소의 암묵적 절차와 공식을 상기시킨다. 공공장소에서는 “실례합니다.”라는 쿠션용어를 쓰라는 것. 여기에 “고맙습니다”를 덧붙이면 문을 여닫듯이 합이 맞는다.

아, 책 제목이 여기서 비롯됐구나. 무개념 구성원에게 던질 오늘의 명언으로 꼽을만하다. 왠지 더 입에 감기는 한 마디다.

“명치나 맞지 않으면 다행이지!”

저자가 담아낸 장면처럼 현대 사회는 사회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알아야 할 기본 소양이 상실되고 있다. 책은 소소한 일상 가운데 이처럼 문제적 요소를 길어 통통 튀는 견해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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