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바꼭질에다 진실게임까지..금융공기업 CEO 면담갔던 노조 문전박대로 갈등 격화
숨바꼭질에다 진실게임까지..금융공기업 CEO 면담갔던 노조 문전박대로 갈등 격화
  • 최진영 기자
  • 승인 2016.04.21 08: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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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노조 18,19일 지방 본사 면담이 규탄집회로 돌변..면담 불발 해명 개운치않아
▲ 금융노조는 20일 오전 기업은행 본점 로비에서 1000여명의 조합원이 모인 가운데 성과연봉제 총력 저지 결의대회를 열었다.

[화이트페이퍼=최진영 기자] 금융노조 대표단이 지방에 본사를 둔 금융공기업 사장들과 면담을 추진했다가 불발로 그친 일을 둘러싼 공방이 점입가경이다. 릴레이 면담을 추진했던 금융노조는 여러 CEO들이 면담조차 회피하자 은행 또는 회사별 집회를 여는 쪽으로 선회했다.

가장 기본적인 면담조차 거부하는 바람에 회사마다 노사갈등이 빚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손님이나 시민들에게 고스란히 노출되는 지경에 이르는 상황으로 치달은 것이다.

서울에 본점을 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에 이어서 18일에 기업은행 권선주 은행장이 부담스런 자리임에도 노사면담에 나서서 이해와 협조를 구했던 모습과 대조를 이룬다. 이 때문에 금융계 일각에선 지방에 본사를 둔 금융공기업 CEO들의 석연찮은 면담거부는 온당치 않다고 평가하는 지적의 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금융노조 대표단은 18일 대구에 터잡은 신용보증기금 본사를 들러 서근우 기술보증기금 이사장과 면담을 갖고 19일엔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 사측 대표자들과의 면담을 위해 부산을 방문했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면담 예정 5분 전에 취소 통보를 받았고 19일 부산에선 금융공기업 사장들이 한결같이 출근하지 않고 집무실이 있는 층도 출입을 폐쇄했다는고 노조쪽은 설명하고 있다.

노조는 금융위원회가 노사관계에 불법적 개입을 했다고 지목했다. 금융공기업이 사용자단체에서 탈퇴하도록 지시한 것도 모자라 면담 취소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금융공기업들은 일제히 반박했다.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금융노조와의 면담약속은 따로 없었고, 일방적인 방문통보만 있던 것으로 안다”며 “19일 서근우 이사장은 다른 선약 때문에 사무실에 있지도 않았다”라고 답했다.

20일 주택금융공사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내집연금 3종세트 출시 업무 관계로 부득이하게 서울에서 집무중이어서 면담이 불가한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또한 기술보증기금과 캠코의 관계자들도 사전에 면담을 약속한 사실은 없었다며 회사별 협상을 통해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전하는데 주력했다.

노조는 면담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20일 기업은행에서부터 회사별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에서 기업은행노조는 성과보상제 협상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나기수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기업은행이 무너지면 시중은행까지 무너진다는 비상한 각오로 반드시 막아내겠다며 강경한 목소리를 냈다.

사전 약속도 없이 CEO면담을 일방적을 추진한 것이 진실이냐 아니냐는 진실게임이 벌어지는 지경에 이르게 된 원인 제공자는 금융공기업 경영진들이라는 지적이 금융계에선 들끓고 있다.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사용자 협의회를 통해 금융노조와 공동으로 하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회사별로 추진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포한 뒤 협상 창구가 닫힌데 이어 면담이 불발되는 등 노사간 신뢰가 급격히 무너지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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