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설가 김훈 추천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
[신간] 소설가 김훈 추천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4.04 16: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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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 김도헌 지음 | 이병률 사진 | 달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경계에서 쓰여진 그의 글이 안주에 익숙한 사람을 흔들어서 경계선 너머를 바라보게 한다.”

<세상 끝에 살고 싶은 섬 하나>(달.2016)를 향한 소설가 김훈의 추천사다. 책은 어느 봄날 도망치듯 한국을 떠나 낯선 섬 ‘추크’로 도망간 한 남자, 저자 김도헌의 인생 2막에 관한 이야기다.

‘추크’는 남태평양에 있는 미크로네시아 연방의 섬이다. 멀고도 먼 곳에 이방인으로 도착한 남자는 그곳 원주민 여성과 결혼해 아이를 두고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왜 그곳까지 가게 됐을까.

책에 따르면 그는 살아지지 않는 한국에서 도망치듯 야반도주했다. 한국에서 사람과 일에 상처받고,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안고 떠난 곳이 바로 남태평양의 아름답고 작은 섬이었다. 하지만 그곳에서도 불운은 이어졌다. 함께 떠났던 동료가 불의의 사고로 죽음을 맞은 것이다.

그런데도 그는 살아남았다. 그의 옆에 문화와 언어는 다르지만, 따뜻한 손길이 존재해서다. 그에게 정신적인 기둥이자 친구가 된 현지인 ‘베네딕’이다. 죽은 동료의 관을 한국으로 보내는 어려운 절차를 옆에서 돕고 관상어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옆에 있었다. 베네딕은 이방인인 그가 섬에 적응하는데 큰 위로와 힘이 되어준다.

책은 마치 한 편의 소설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저자가 겪은 삶의 고뇌, 베네딕과 나누는 삶에 관한 철학적 메시지가 풍기는 몽환성 때문이다. 이를테면 베네딕이 죽음의 경계에 서서 저자에게 조언하는 대목이다.

“다른 사람을 의식하지 마라. 네가 빛을 바라고자 한다면 너만의 빛을 밝히면 된다. 너의 빛이 세상에 의미가 있다면 언젠가는 세상 사람들이 너의 빛에 공명할 거다. 세상은, 우주는 그렇게 빛을 내는 것이다.” -285쪽

책은 현실이 견딜 수 없어 떠났던 한 인간이 타지에서 나그네로 살다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결정하기까지 긴 여정의 소소하고 아름다운 순간들을 담았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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