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신비로운 천 ‘바틱’을 아시나요?
[책속의 지식] 신비로운 천 ‘바틱’을 아시나요?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3.24 15: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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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장 속의 세계사> 이영숙 지음 | 창비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나라마다 문화적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는 물건이 있다. 세계 최대의 섬나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의 ‘바틱’이라는 천은 인도네시아인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삶과 함께하는 신비로운 물건이다.

옷에 얽힌 역사를 들려주는 <옷장 속의 세계사>(창비.2013)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바틱의 의미는 단순한 직물 이상이다. 인생의 크고 작은 순간마다 바틱과 함께하는 전통이 있다. 1년 내내 더운 나라라는 기후적 요소로 서양식 정장보다 바틱을 즐겨 입기도 하지만, 결혼식 같은 중요한 의례나 행사에도 빠지지 않는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임신 7개월째에 접어든 임신부를 축하하며 선물과 음식을 나누는 ‘투주불란’이라는 행사가 있다. 이 의식에서 임신부는 바틱을 입는데 훗날 아기를 감싸는 천으로 쓰인다.

아이가 태어난 지 210일이 되면 우리나라의 돌잔치와 같은 ‘투룬 타나’라는 의식에서 어머니가 예전에 입었던 바틱 천으로 아이를 감싸 주며 행운과 축복을 비는 것. 이 천은 나중에 임종한 어머니의 수의로 쓰이며 함께 삶을 마감한다. 천 하나에 한 민족의 삶이 오롯이 스며들어 있다니 참으로 독특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다.

바틱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훌륭한 무형문화유산을 자랑하지만, 바틱처럼 변화에 끊임없이 적응하며 현대까지 살아남아 삶 깊숙이 함께하는 유산이 없다는 점에서 무척 부러운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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