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복병 등장 안개 속 현대증권 인수전..'한국투자 vs KB금융' 구도, 미래에셋 판깨기
최강복병 등장 안개 속 현대증권 인수전..'한국투자 vs KB금융' 구도, 미래에셋 판깨기
  • 이혜지 기자
  • 승인 2016.03.21 14: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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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투업계 특정사 독패 경계론 대두..“박현주 회장이 오래 전부터 준비한 전술” 해석 눈길
▲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2파전의 양상을 띨 것이라 예측됐던 현대증권 인수전에 미래에셋증권이 참여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 증권업계가 떠들썩하다. (사진=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화이트페이퍼=이혜지 기자] 현대증권 인수전 뿐 아니라 금융투자업계 경쟁구도 전체가 걸린 난전이 임박했다. 

한국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2파전을 벌일 것이라던 현대증권 인수전에 미래에셋증권이 우회 참여한다는 소식 때문이다. 당장 인수전 결과가 한 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안개 속으로 빠졌고 결과에 따라서는 금융권 전체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수 있어서다.  

22일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주말 불거진 미래에셋증권의 대우증권 인수 참여설에 '어떤 형태로 참여할 것인지'와 '자본 여력은 충분하냐'를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컨소시엄 형태의 직접 투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자본여력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증권의 현대증권 인수 참여는 박현주 회장이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밑그림의 하나일뿐 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수전에 너무 일찍 발을 들여놓으면 초반부터 견제 받을 가능성이 있어 뒤늦게 참여했다는 추측이 더해졌다.

비록 현대증권 인수전에 단독참여하는 것은 아니라 해도 미래에셋이 또 다시 승자가 된다면  자본력에서 월등한 1등 증권사가 탄생하는 것이기에 바람직하는 견해가 나왔다. 반면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삼켜 자본 규모 국내 증권사 양강체제 대결로 가는 것이 국내 자본시장의 건강한 발전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하는 전략적 투자일 뿐, 자본 여력 충분해"

먼저 미래에셋증권이 현대증권 인수에 참여한다는 설을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 외형상 미래에셋이 PEF(사모펀드)인 LK투자파트너스의 제안을 받아들여 참여한 것이지만 이는 결국 "우회 투자를 가장한 것 아니냐"는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전략적 투자자 가운데 한 일원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미래에셋의 한 관계자는 "대우증권 단독 인수처럼 산업은행 지분 43%를 점하는 것이 아닌 사모펀드 쪽에서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해 전략적 투자자로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쪽에선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을 인수한지 얼마 안돼 현대증권을 인수할 만한 자본여력이 충분할 지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 측은 설사 현대증권을 인수하더라도 컨소시엄 참여 비율만큼 지분을 나눠 가지는 직접 투자 방법이므로 자금 여력 없이 무분별하게 나섰다는 비난을 일축했다. 미래에셋의 또다른 한 관계자는 "현대증권은 현대상선 지분 20%면 6000억원에서 7000억원 정도 매물로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시가는 4000억 정도로 예상한다"며 "나눠 갖게 되면 대우증권과 비교할 수 없이 지분은 훨씬 작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불어 "현재 미래에셋은 현금 자산도 충분하기 때문에 자금 여력은 충분한 상태"라고 귀띰했다.

미래에셋에 투자제안서를 낸 것으로 알려진 LK투자파트너스는 LK투자자문의 자회사다. LG가문 3세대인 구본욱 전 LIG손해보험 상무가 실질적인 오너다.

■ "박현주 회장의 계획된 그림이었을 것"

외부 투자 참여 제안과 무관하게 현대증권 인수 참여는 박현주 회장이 이미 계획해 놓은 그림이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현대증권 인수 참여는 이미 계획된 그림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자본금 2조원 정도 증권사(현대증권)의 인수 건을 열흘 만에 결정하는 것이 과연 가능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박현주 회장이 그렇게 즉흥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렸을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현대증권이 매물로 나온 순간 이는 박 회장의 의도된 시나리오대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그는 "현대증권 인수전에 초반부부터 등장했다가는 미래에셋이 시장을 좌지우지 하려는 것이냐는 광범위한 우려 내지는 반발기류가 형성될 것을 예측하고 후반부에 등장하는 전술을 취한 것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 "초대형 원톱 구도냐 양강 구도냐..증권업계 발전이 중요해"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선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가운데 누가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놓고 갑론을박도 오가고 있다.

증권업계 또다른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현대증권을 인수하면 10조가 넘어가는 자본 규모를 갖게 돼 시장 지배력이 지나치게 커지는 경향이 있지만 반면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력이 생겨 국내 증권업계 발전에는 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가져가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는 견해도 나왔다. 증권업계 또다른 한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품게 되면 미래에셋에 대한 대항마가 생겨 대우증권과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과 현대증권 양강체제로 시장이 건강해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그는 "시장이 적당히 견제할 세력이 필요하고 그래야 금융투자업계가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래에셋으로 넘어가면 시장 흐름이 지나치게 미래에셋 의해 주도되는 양상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현대증권 인수전에는 국내 증권업계 뿐만 아니라 사모투자 등이 인수의향서를 낼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융지주, KB금융지주, 파인스트리트, LK투자파트너스(미래에셋 유력), 글로벌원자산운용, 홍콩계 액티스 등이 경쟁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현대증권을 품어 증권업계 자본 규모 양강구도가 탄생할지 현대증권이 갑자기 시나리오에 등장한 미래에셋 손안에 들어갈지 금융투자업계 뿐 아니라 금융계 전체로도 큰 관심사로 떠올랐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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