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용기, 연극, 낯섦, 여론 등 19가지 주제에 대한 짧은 철학적 단상들
[신간] 용기, 연극, 낯섦, 여론 등 19가지 주제에 대한 짧은 철학적 단상들
  • 윤혜란 시민기자
  • 승인 2016.03.1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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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사용법> 라이엘 앙토방 지음 | 임상훈 옮김 | 함께읽는책

[화이트 페이퍼] <철학자 사용법>(함께읽는책. 2016)은 프랑스의 젋은 철학자가 철학 잡지에 연재한 글들을 묶은 에세이다. 책에는 철학자 사용법을 포함하여 용기, 거짓말, 연극, 이기주의, 자기희생, 여론 등 19가지 주제에 대한 짧은 철학적 단상들이 담겨있다.

책은 ‘용기’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시작과 용기는 동의어다. 겁쟁이가 저지르는 실수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는 것이다. 용기는 명철한 번득임이며 무의식적인 지혜다.

갑작스럽게 공포를 극복하고, 낙하산에 매달려 뛰어내리고, 돌을 던져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매운 무를 먹고, 유태인을 숨겨주고, 첫 키스를 하고, 모두가 눈을 내리깔 때 홀로 고개를 들어 대항하는 이런 놀라운 행위들은 달리 무엇으로도 설명하거나 예측할 수가 없다.

용감하다는 것은 잘못된 또는 이해할 만한 유혹에 고개 숙이려는 태도에 결연히 반대하는 행위를 하는 것이다. 용기에는 이유가 없으며 동기가 있을 뿐이다. (중략)

용기는 두려움의 반대말이 아니라 두려움의 성공적인 연장이라는 말은 정확하다. 두려움이 예견되는 현실 속에서 용기는 하나의 도약이다. 두려움이 숨어 있는 무기력과 게으름에 대한 거부이다.“ (39~40쪽)

또한 책은 ‘여론’에 날카로운 비판도 숨기지 않는다.

“지식은 우리를 구분하지만 무지는 우리를 하나로 묶어 준다.

자신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수록 사람들은 더욱더 다른 이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말하려고 애쓰며 흔해 빠진 주장만이 난무할 뿐이다. 남들과 차별되는 자신만의 생각을 표명할 권리를 내세우지만, 결국 여론이란 군중 효과이며, 자신과 비슷한 생각을 갖는 동지를 필요로 하는 두터운 교감인 것이다. (중략)

다수의 의견이 곧 개인의 견해가 된다는 점이 시사하는 바는, 모든 여론에 공평한 권리를 부여함이 마땅한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실은 진정한 의미의 토론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78~79쪽)

프랑스의 권위 있는 월간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 언급한 것처럼, 책은 진정한 발전을 가져오는 조그마한 양보와 타협조차 거부하는 사람들의 무책임함을 우회적으로 비난한다.

짧은 분량의 에세이 속에는 광범위하지만 응축된 질문들과 다양한 철학자들의 인용문이 실려 있다. 책은 독자들에게 해당 주제에 대한 더 깊은 사유와 독서의 필요성을 느끼게 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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