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이와 김숙이 들려주는 고민 상담법
송은이와 김숙이 들려주는 고민 상담법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6.03.09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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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보장> 송은이, 김숙 지음 | 다산책방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신상 아이폰을 새로 샀는데 케이스를 씌울까요, 말까요?, 외로운 게 적응이 돼가요. 이거 문제 아닌가요?, 엄마가 맨날 언제 오냐고 하는데, 몇 시에 집에 가야 잔소리를 안 들으면서 최대한 늦게 갈까요?, 직장 상사가 토요일에 쉬라고 하면서 자기는 주말 출근을 하겠다는데 이거 어찌하죠? 저도 주말에 나가야 하나요? 아님 그냥 쉴까요?” 다소 어처구니없게 들리는 질문부터 누구나 한번쯤 해 봤음직한 고민들이다.

‘5천만 결정장애 국민들의 속 시원한 고민 해결 상담소‘라는 부제가 붙은 <비밀보장>(다산책방. 2016)은 이런 질문에 명쾌한 답을 준다. 책은 코미디언 송은이와 김숙이 진행하고 있는 팟캐스트 ‘비밀보장’의 핵심 내용을 담았다. 이 방송은 청취자들이 가족이나 친구에게도 말 못 할 비밀을 들어주고 그들의 고민을 해결해준다는 취지로 시작했다.

그녀들이 해결해줄 수 있는 질문에 대해서는 즉문즉답식으로 답을 한다. 그 밖에 전문가 혹은 사연과 비슷한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전화 연결로 이야기를 듣는다. 이들의 의견을 취합해 그녀들이 답을 낸다. 이를 위해 변호사부터 연예인까지 ‘둘의 80년 인맥이 동원’되고 답은 시원하고 깔끔하다.

‘점찍어둔 남자’와 소개팅을 앞뒀으나 뚱뚱한 몸매 때문에 어떤 옷을 입고 나가야 할지 고민인 여성의 사연을 해결하기 위해 코미디언 이국주에게 조언을 청한다. 그녀는 뚱뚱하지만 옷을 잘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쇼핑몰도 운영하고 있다.

“어차피 큰 사람들은 검은색 옷을 입으면 흑곰이라고 하고 하얀색 옷을 입으면 백곰이라고 하고 초록색을 입으면 슈렉이라고 하고 빨간색을 입으면 제육볶음이라고 합니다. (...)

검정색을 입으면 날씬해 보인다는 얘기가 있잖아요. 그거는 44나 55들이 조금 더 말라 보이려 입는 정도인 거지 저희가 입으면 면적이 넓기 때문에 기둥 같고 답답해 보일 수가 있어요.(...) 그래서 저는 약간 좀 파스텔 색깔 쪽으로. 너무 흰색은 솔직히 좀 부담스러우니까 하늘빛 나는 색이나 핑크색이나 살구색 같이 순한 색으로.” (77쪽)

실질적이고도 명확한 답이다. 자신의 성정체성을 숨긴 채 살아가는 게 너무 힘들어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할까 말까 고민이라는 사연에는 방송인 홍석천에게 묻는다. 그는 현실에서 커밍아웃이 얼마나 힘든지, 커밍아웃을 하기 전 어떤 것들을 고민해봐야 하는지 아주 진솔한 조언을 들려준다.

살면서 우리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결정짓지 못하고 산다. “사소해서, 남들이 뭐 그런 것 때문에 끙끙대냐고 비웃을까봐, 아니면 너무 심각해서.” 누구나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있다.

책은 사소하지만 나에게는 중요한 고민들, 썸인지 연애인지 갈팡질팡하는 애정사, 취업준비생들과 신입직원들을 위한 취업과 직장생활 고민들, 금전 관련 문제들까지 일상에서 흔히 ‘결정장애’에 빠지기 쉬운 고민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내려준다.

책의 매력은 공감과 재미다. 머리 쥐어짜며 낑낑거리던 고민도 이들에게 털어놓으면 신나게 한판 웃고 깔깔대는 사이에 해결된다. 시종일관 그녀들의 이야기는 배꼽을 잡게 한다. 단순한 수다 이상의 재치 있는 입담 덕분이다. 마치 개그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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