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좋아해줘’ 최지우, 이렇게 사랑스럽게 웃긴 ‘지우히메’였다고?
[인터뷰①] ‘좋아해줘’ 최지우, 이렇게 사랑스럽게 웃긴 ‘지우히메’였다고?
  • 김재범 기자
  • 승인 2016.02.16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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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CJ엔터테인먼트

‘멜로퀸’ 최지우가 돌아왔다. 안방극장의 ‘멜로’는 최지우로 시작해서 최지우로 끝난다는 말도 있었다. 그의 얼굴을 통해 완성된 ‘멜로’의 아우라는 절대반지와도 같았다. 아시아권은 최지우의 멜로에 열광했다. ‘한류’란 단어도 사실 최지우의 힘에서 시작됐다. ‘지우히메’로 불렸던 최지우는 그렇게 멜로의 여왕을 넘어 ‘여제’의 자리까지 올라섰다. 하지만 이제 그는 더 이상 ‘멜로’의 장르 안에 갇힌 여배우가 아니다. 사실 그는 코미디의 숨은 칼날을 쥐고 있었다. 영화 ‘좋아해줘’의 최지우가 진짜 그의 모습이다.

[화이트페이퍼=김재범 기자] 자신도 넋살 좋게 웃었다. “한 번 히메는 영원한 히메죠”라며 웃는다. 맞다. 데뷔 시절을 기억해 보면 그렇다. 아마도 마지막 책받침 스타 정도가 배우 최지우였다. 한국의 ‘이자벨 아자니’란 별명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었다. 큰 키에 청순한 외모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한 가녀린 몸매는 남성들의 보호 본능을 자극했다. 그런 점을 노렸나 보다. 안방극장에서 그를 사용하는 방법은 정해져 있었다. 비련의 여주인공이다. 안타까운 상황에서도 굳건하게 삶을 개척해 나간다. 실장님의 사랑을 받는다. 그리고 갑자기 병에 걸린다. 사랑하는 실장님의 품에 안겨 마지막 숨을 내쉬며 "사랑해요"를 말한다. 그게 배우 최지우를 소비하는 방송사 드라마의 방식이었다. 묘하게 그 방식에 대중들은 취해갔다. 하지만 최지우 자신은 사실 이 패턴이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도 있다. 40대가 된 최지우는 이제야 진짜 자신의 옷을 입었다. 영화 ‘좋아해줘’ 속 함주란은 영락없는 최지우의 실제 모습이다. 최지우는 실제로 그런 여자였다.

의외로 엉뚱한 면이 참 많이 느껴졌다. ‘좋아해줘’ 속 함주란도 마찬가지였다. 많이 의외였다. 사실 최지우가 이런 가벼운 캐릭터를 처음 연기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최지우는 항상 어디가 아프고 환자복이 더 잘 어울리고 긴 머리를 날리며 눈물을 흘리고 그러다 새하얗게 질린 얼굴을 브라운관에 드리밀며 죽음을 맞이해야 ‘최지우 같다’는 말을 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한 번은 들어봤을 듯한 웃음을 터트렸다.

▲ 사진=CJ엔터테인먼트

“하하하. 주변에서 자주 그러세요. 아이고 어쩌죠(웃음). 이번에는 안 그런대. 저 지금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털털하고 의외로 엉뚱해요. 주변 친구들은 다 알고 있구요. 글쎄요. 다 판타지잖아요. ‘천국의 계단’이 그랬고, 그 이전에는 ‘겨울연가’도 그랬고. 그래도 의외로 저 재미있는 역할 진짜 많이 했어요. 그런데 팬 분들이 비련의 여주인공을 더 많이 기억해 주세요. 이젠 나이도 있는데. 하하하.”

이미 드라마 ‘두 번째 스무살’을 통해 ‘좋아해줘’와 비슷한(느낌적으로) 캐릭터를 연기한 바 있다. 워낙 발군의 감각을 소유한 데뷔 21년차의 배우에게 어려움은 없었다. ‘노처녀’란 설정이 무서웠다면 이전 작품에선 이미 대학생을 둔 엄마를 연기한 바 있지 않은가. 너털 웃음을 터트리는 최지우는 ‘그 까짓게 뭐’라며 손사래다.

“저도 영원한 지우히메라고 생각해요. 하하하. 기분 좋아요. 공주라는 데 누가 싫겠어요. 여자가. 하하하. 노처녀 스튜어디스가 싫지는 않았냐고 자주 물어보세요. 아이고 애엄마 아닌게 어디에요(웃음). 뭐 이미 대학생 엄마도 해봤는데. 이젠 좀 수긍이 되요. 제가 더 이상 20대 앳된 처녀역을 할 수는 없잖아요. 그게 더 간지러워요. 역할 자체도 충분히 타당성 있었고. 나이대도 비슷했고. 그런 거 싫어하면 이 일 못하죠(웃음)”

▲ 사진=CJ엔터테인먼트

워낙 감정 짙은 멜로 연기에 특화됐던 이미지였기에 스스로도 무언가를 바꿔야 한다는 생각은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대중들의 선택에 따라 소비되는 배우이기에 그 도전이 자신의 선택으로 이뤄지기 까진 시간이 분명 필요했다. 아마도 그 기점은 ‘여배우들’이란 작품이었던 것 같다. 그 작품에서 기존의 최지우가 갖고 있던 이미지가 많이 깨졌다.

“그 말씀을 많이들 하세요. ‘여배우들’ 자체가 그런 작품이었으니까요. 제가 아니었던 것 같다는 말씀을 많이 들었죠. 좀 확신이 생겼다고 할까요. 이젠 좀 약간 내 진짜 모습을 보여드려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연기라기보다 내 실제 모습을 자연스럽게 녹여낼 수 있는 캐릭터를 좀 원했던 것 같아요. 저 스스로도. 최근까지 멜로에 대한 요구도 있었죠. 그런 가운데 ‘좋아해줘’가 왔어요. 상대역이 김주혁 오빠구요. 이건 뭐 최고잖아요(웃음). 얘기도 재미있고.”

인터뷰-2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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