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이 책]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종횡무진 지식의 향연
[추천! 이 책]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종횡무진 지식의 향연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2.15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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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의 지의 최전선> 이어령·정형모 지음 | arte(아르테)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노련한 기자나 인터뷰어도 만나면 인터뷰이의 말을 주워담느라 허덕이게 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노학자 이어령이다. 한국의 대표 지성인으로 불리는 그와 정형모 기자가 6개월간의 대담을 나누고 이를 갈무리한 책이 <이어령의 지의 최전선>(아르테.2016)이다.

이번 책은 감각적인 지식의 향연이라 부르기에 걸맞다. 제목처럼 책은 지식의 전장(戰場)이다. 독자도 이에 따라 책을 집어 드는 순간 전사(戰士)가 되어야 한다. 쏟아지는 감각적 지식으로 인해 마치 전장 한복판에 있는 듯해서다.

이를테면 3D 프린팅이 보여주는 디지로그 세상에 관한 내용이다. 10년 전 그는 첨단정보사회를 디지로그로 명명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합성어다. 책에 따르면 3D 프린팅은 무궁한 가치가 있다. 이미 중국에서는 3D 프린터에서 뽑아낸 구조물을 조립해 하루 동안 집 열 채를 지었다.

이뿐만 아니라 유럽은 곡면 건축물을 3D 프린팅으로 실현하려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미국 오바마도 2013년 국정연설에서 이와 관련한 연설을 했고 이미 교육과정에 도입했다. 3D 프린팅을 주목하는 이유는 누구나 1인 메이커가 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다시 말해 3D 프린터를 이용하면 누구나 공장 사장이나 예술가가 된다.

이 산업이 발달하면 공장이 가정으로 옮겨질 수 있다. 가령 인터넷으로 제품을 주문하면 거실에 있는 3D 프린터가 작동해 주문 물품이 만들어진다. 제조업이 운송업이 되는 시대가 시간문제라는 말이다. 2차 산업인 제조업이 3차 산업인 정보, 서비스업에 뒤진 산업이라는 통설이 깨진 것이다. 이어령은 아날로그 공간과 디지털 공간의 모든 경계가 허물어지고 모든 인터페이스가 바뀌리라 전망한다. 바로 디지로그 세계의 현실화다.

이에 반해 우리는 뒷짐을 진 채 말뿐인 창조 경제를 논하고 있음에 안타까워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 이 기술을 활용할 것인가. 그는 이를 현실 속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생명 문화 도시로 선언된 청주시에 3D 프로젝트를 발표한 것이다.

3D 프린팅을 이용해 한국의 전통적인 주택 마을과 세계 가로등 거리를 조성해 소위 도시 전체를 하나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만드는 계획이다.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이밖에 미래의 세균 전쟁, 대한민국이 강대국 속에서 기술력으로 살아남을 방법 등 시대를 읽는 통찰을 볼 수 있다. 책은 총 27개의 챕터로 각 장의 내용은 길지 않지만, 박제되지 않은 감각적인 지식을 즐기기에 충분하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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