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땅굴까지 판 조선 비운의 세자
오죽했으면...땅굴까지 판 조선 비운의 세자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1.25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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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지식] <조선의 세자로 살아가기> 심재우·임민혁·이순구 외 지음 | 돌베개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왕의 아들이 태어났다. 그 아들을 원자라고 부른다. 원자는 왕의 적장자를 가리키는 호칭과 다름없다. 세자 책봉이 이루어진다면, 그는 차기 왕통의 계승권자임을 뜻한다. 하지만 역사 속에는 왕권을 이어받지 못하고 죽어간 비운의 세자들이 있다.

미래 권력의 상징 세자들의 일상과 사생활을 담은 <조선의 세자로 살아가기>(돌베개.2013)에 엇갈린 운명의 세자들이 등장한다.

제자의 자리에 올랐단 폐세자가 된 비운의 세자 중에 불행하기 죽어간 세자가 있다. 광해군의 아들로 세자에 책봉된 이지(李祬)다. 인조반정으로 광해군이 폐위되자 함께 세자에서 폐위되어 강화도에 위리안치(圍籬安置)되는 신세가 되었다.

그러나 갑갑한 감금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땅굴을 파 울타리 밖으로 통로를 낸 뒤 밤중에 빠져나가다가 나졸에게 붙잡혔다. 그 뒤 폐세자빈은 자결하고 폐세자 이지도 사사(賜死)되었다. 한 나라의 세자였던 사람이 오죽했으면 땅굴까지 팠을까. 가혹한 운명이다.

그런가 하면 부왕인 친아버지에게 살해된 세자도 있다. 널리 알려진 사도세자가 그렇고 소현세자도 마찬가지다. 소현세자는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에 볼모로 끌려갔다가 갖은 고초를 치르고 돌아왔지만 젊은 나이에 의문사했다. 부왕인 인조에 의해 독살되었을 가능성이 가장 유력하게 제기된다.

이 둘의 사후는 극과 극인데 인조는 소현세자의 아들인 왕세손 폐위하고 소현세자의 부인도 임금의 수라상에 독을 넣었다는 혐의를 씌워 죽인다. 왕세손을 포함한 소현세자의 세 아들 모두 제주도에 유배돼 모두 귀양지에서 사망했다. 귀한 왕세손이었음에도 죄인의 몸으로 죽음을 맞이한 셈이다.

반면에 사도세자 아들인 정조 임금의 운명은 달랐다. 사도세자는 비록 아버지 영조의 미움을 사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지만, 그의 아들은 할아버지인 영조의 총애를 한몸에 받아 왕위에 올랐다. 조선 중흥에 큰 역할을 하는 군주로 거듭난다. -39쪽~41쪽 중에서, 일부 수정

세자를 둘러싼 일련의 정치권력 변동은 수많은 비운의 왕자를 탄생시켰다. 책은 세자들의 삶을 개괄적으로 조망한다. 이밖에 세자의 탄생부터 혼례, 책봉, 교육과정에 이르기까지 세자라는 존재가 조선 왕조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거시적인 안목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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