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와인드] 키덜트(Kidult) 동심 자극하는 B급 감성 ‘러브 앤 피스’
[영화◀◀리와인드] 키덜트(Kidult) 동심 자극하는 B급 감성 ‘러브 앤 피스’
  • 김동민 기자
  • 승인 2016.01.22 10: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이트페이퍼=김동민 기자] 스즈키(하세가와 히로키)는 한때 록커를 꿈꿨던 소심한 직장인이다. 그는 우연히 발견한 작은 거북이에 마음을 뺏겨 ‘피카돈’이라는 이름까지 지어주고 애지중지한다. 그러던 중 회사 동료들에게 이를 들켜 놀림을 받고, 당황한 스즈키는 얼떨결에 피카돈을 변기에 넣어 하수도로 흘려 보낸다. 그 후 피카돈은 하수로 한 귀퉁이에서 만난 수수께기의 노인을 만나 스즈키의 소원을 이뤄줄 수 있는 능력을 얻는다. 덕분에 피카돈을 그리워하던 스즈키는 인기 록밴드에 들어가고 히트곡을 만드는 등 승승장구한다.

영화 ‘러브 앤 피스’는 찌질한 직장인에서 록스타가 되어가는 스즈키를 중심으로 한 작품이다. 특히 스즈키는 우스꽝스런 표정과 과장된 행동들로 내내 웃음을 자아낸다. 연극 무대에 선 것처럼 격양된 태도로 자신의 꿈을 거북이 피카돈에게 이야기한다. 그러다가 록스타가 되고 나서는 갑자기 자기밖에 모르는 천하의 나쁜놈이 된다. 성격 뿐만 아니라 외모까지 일취월장한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캐릭터 설정이지만 그래서 더 강렬하게 각인된다.

스즈키의 변신과 더불어, 그로부터 버려진 피카돈이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는 하수로 속 비밀의 공간 또한 영화의 큰 줄기다. 버려진 장난감들이 살아 움직이고 주인 없는 개와 고양이들이 말을 하는 곳이다. 인간을 믿지 않는 시크한 성격의 고양이 인형 삐짐이와 주인을 그리워하는 소녀 인형 마리아, 엉뚱한 성격의 장난감 로봇 PC-300까지. 이들의 코믹하고도 의미심장한 대사들은 영화 속 또 다른 재미다. 특히 낚시줄을 이용해 연출한 듯한 캐릭터들의 움직임은 CG에 익숙한 관객에게 있어 조악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따스함이 느껴진다.

‘포켓몬스터’에서 피카츄를 맡았던 성우가 피카돈의 목소리를 연기했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스즈키의 소원을 들어줄 때마다 점점 커지는 피카돈의 모습은 단순한 반려동물이라기 보단 만화 속 포켓몬에 가깝게 느껴진다. 산타를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장난감들과 함께 ‘잡동사니 천국’을 지키는 수수께끼의 할아버지 또한 관객들의 동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키덜트(Kidult) 취향을 가진 관객들에게 특별한 선물이 될 만한 영화다. 러브 앤 피스는 오는 28일 개봉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