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땡기는 음식 감칠맛의 비밀
[책속의 지식] 땡기는 음식 감칠맛의 비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6.01.15 14: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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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원리> 최낙언 지음 | 예문당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음식의 맛 중 최고는 역시 손맛이다. 여기에 이것까지 더해지면 풍미가 살아난다. 바로 감칠맛이다. 맛을 결정하는 감칠맛의 정체와 감칠맛의 상승효과를 위해 MSG를 사용하는 이유가 맛을 이론적으로 풀어쓴 <맛의 원리>(예문당.2015)에 나온다.

보통 음식물이 입에 당기는 맛을 우리는 감칠맛이라 부른다. 이 감칠맛은 단백질과 관련 있다. 단백질은 20가지 아미노산으로 만들어지는데 이중 가장 흔한 것이 ‘글루탐산’이다. 글루탐산의 맛이 우리가 느끼는 감칠맛이다.

감칠맛의 정체가 밝혀진 것은 불과 100년 전으로 아주 최근의 일이다. 아주 맛있는 음식에는 뭔가 맛있게 하는 것이 들어 있는데 그 정체가 글루탐산임을 알아채는 데만 수천 년이 걸린 것이다.

우리가 육류나 채소를 육수로 사용해 감칠맛을 내는 데도 이유가 있다. 함유된 단백질에서 감칠맛을 느낄 수 있어서다. 샤브샤브 국물에 채소나 고기를 넣는 것도 같은 이유다.

책에 따르면 감칠맛에는 다른 맛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재미있는 현상이 있다. 바로 감칠맛의 ‘상승작용’이다. 감칠맛을 내는 재료는 한 가지를 쓸 때보다 다른 재료와 궁합을 맞춰 같이 사용하면 양에 비해 감칠맛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이것은 아미노산계인 MSG와 핵산계가인 IMP(이노신산이나트륨)나 GMP(구아닐산이나트륨)가 만나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이노신산이 MSG와 5:5로 만나면 감칠맛이 원래보다 7배까지 증폭된다.

핵산계 조미료는 가격이 비싸므로 타협해서 1:9 정도로 혼합해 주어도 감칠맛은 5배 이상 증가한다. 1:100으로만 혼합한다 해도 2배가 증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MSG위주의 다시마 국물을 낼 때 IMP가 풍부한 가쓰오부시나 멸치를 꼭 넣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자체로는 별맛이 나지 않는 버섯이 국물 요리에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구아닐산 GMP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MSG와 5:5로 혼합하면 감칠맛이 무려 30배나 증가한다.

예부터 경험으로 이를 터득한 요리사나 주부들의 맛내기 비결에는 이런 과학적 원리가 숨어있다. 인간의 감각적 선택이 과학을 앞지른 예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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