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인생은 고릴라와 레슬링 하는 것
[책속의 명문장] 인생은 고릴라와 레슬링 하는 것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2.21 16: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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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깨우는 서늘한 말> 노재현 글 / 중앙북스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영국 작가 D. H. 로런스는 “나는 자신을 동정하는 야생동물을 보지 못했다. 얼어 죽어 나무에서 떨어지는 작은 새조차도 자신을 동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나친 자기연민에 대한 서늘한 말이다.

115편의 명언이 있는 에세이 <나를 깨우는 서늘한 말>(중앙북스.2015)은 각자도생各自圖生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지는 요즘 덩달아 넘치는 달콤한 위로 대신 서늘한 명언을 통해 용기를 전하는 책이다. 이를테면 게으름에 관한 내용이 주는 교훈은 뜨끔하다.

“눈이 제일 게으르다” 큰 과제나 일거리를 앞두고 꾀가 나는 것은 사람의 본능이다. 모내기든 김매기든 너른 땅을 눈으로 살피며 좀체 엄두를 내지 못한다. 그럴 때마다 농부 어르신은 “눈이 제일 게으르다”고 말했다. 그리고 바로 일을 시작하셨다. 신기하게도 언제 다 하지 싶던 일은 시간이 흐를수록 진도가 오르고, 마침내 생각보다 빨리 끝나곤 했다. 결국 핵심은 눈이 아니라 손발, 걱정이 아니라 행동이었던 것이다. -231쪽

급소를 찌르는 냉정한 명언은 따가운 통증과 함께 통찰을 동반한다. 미국 배우 로버트 스트라우스의 짧은 말에는 인생이 담겼다.

“인생은 고릴라와 레슬링 하는 것과 비슷하다. 당신이 지쳤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고릴라가 지쳐야 끝난다.”

위로도 모자란 팍팍한 현실에 가학적인 느낌도 든다. 하지만 껍데기뿐인 영혼 없는 위로보다 백배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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