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상처 받은 아이, 왕따의 아픔 잘 알아', 황선미 작가와 함께 한 북밴 북콘서트
'나도 상처 받은 아이, 왕따의 아픔 잘 알아', 황선미 작가와 함께 한 북밴 북콘서트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0.26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책에는 생명이 있어요. 작가들은 한 가지 주제를 잡으면 정말로 최선을 다해서 써요. 그래서 책으로 세상에 나온 것은 무엇이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안 읽는 게 문제지 읽으면 뭐든 얻어갈 게 있어요. 어른들이 생각하기에 이상한 책이어서 아이들이 못 읽게 하고 싶은 책도 있는데, 실은 아이들도 그걸 다 알아요. 그러니까 아이들이 뭘 읽어도 걱정하지 마시고, 대신 그 아이를 둘러싼 환경에 대해서 걱정하세요. 이런 의미에서 결국은 책을 읽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읽고 나서 생각을 하는 게 중요한 거죠. 그러니 아이들과 소통을 하려고 노력을 하시는 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황선미 작가가 좋은 책의 기준을 묻는 질문에 답한 이야기다. 지난 24일 성남시청에서는 성남 중앙도서관에서 주최하는 ‘황선미 작가초청 북콘서트’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는 책 이야기뿐만 아니라 책을 노래하는 밴드 ‘북밴’이 책 노래도 들려줬다. 먼저 황선미 작가는 자신이 동화작가가 된 이유를 전했다.

“보통은 우리가 처음 만나는 책이 동화책이죠. 저는 열세 살에야 동화책을 처음 읽고 강렬한 에너지를 많이 느꼈어요. 그 영향이 아주 컸죠.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동화에 담아도 충분하구나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유치하지만 이때부터 책을 읽으면서 글을 썼어요. 일기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쓰고 있구요. 쓰는 것 자체가 일상이 된 거예요. 혹시 글을 쓰고 싶은 사람이라면 쓰는 걸 특별하게 생각하면 힘듭니다. 일기를 나하고의 대화로 생각하고 썼어요. 늘 곁에 있고 곁에서 일어나는 주변의 일들을 쓰는 게 중요해요.”

이날의 주제 책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비룡소. 2015)은 왕따를 당하는 초등학교 4학년 어린이 ‘주경’이가 주인공이다. 작가는 왜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

“이 책은 소심한 한 아이의 이야기고 어찌 보면 그리 큰 사건은 아니예요.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더한 이야기들도 많거든요. 하지만 저는 상처를 건드리기만 하는 글쓰기는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한 아이가 이렇게 왕따를 당하고 있어’라고 보여주기만 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얘기죠. 즉 작가가 고민 끝에 얻은 의견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이 책을 통해서 아이가 처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같이해 줄 누군가가 필요하다, 왕따를 당하는 이 아이에게는 친구, 즉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들이 조그만 씨앗과 같은 존재일지라도 이 아이의 진면목을 알아봐 줄 수 있는 친구가 주변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죠. 또한 책에는 친구 뿐만 아니라 동네 가게 언니도 등장하는데, 이 아이를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나 시스템을 만들려고 했어요.”

우리나라 아동문학의 대표작가로 책을 통해 끊임없이 상처받은 아이들의 이야기를 써온 황선미 작가.

그녀의 대표 작품으로는 <마당을 나온 암탉>, <나쁜 어린이표>, <초대받은 아이들>, <일기 감추는 날> 등이 있다. 최근에는 ‘47회 소천아동문학상 본상’ 수상과 함께 ‘2015년 서울국제도서전 올해의 주목할 만한 저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녀는 “마치 아이가 쓴 것 처럼 아이들 심리를 아주 잘 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이에 대해 작가는 스스로가 “상처를 많이 받고 자라서 그런 마음을 조금은 더 잘 아는 것 같다”며, “늘 더 재미있게 쓰려고 노력한다. 나중에도 재미있게 책을 쓴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희망을 전하기도 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을 만난 이후 황선미 작가의 팬이 되었다며 맨 앞줄에 앉았던 한 여성 관객은 “올해 제 꿈 세 가지 중 하나를 이뤘다. 그 꿈 중 하나가 황선미 작가를 만나는 것이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이날은 북밴이 작가의 책으로 직접 작곡한 노래 ‘어느 날 구두에게 생긴 일’을 들려줘 작가는 물론 관객들 모두에게 감동을 전했다. 책 노래와 함께 독서에 대한 가치와 즐거움을 더 많이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북밴 북콘서트 문의 02 323 1905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