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투자자, 코코본드에 빠지다..건전성 투자수익 한번에
은행·투자자, 코코본드에 빠지다..건전성 투자수익 한번에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10.20 14: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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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금리 시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흥행몰이.."만기 길고 원금 손실돼 투자 신중해야"
▲ 코코본드가 은행의 안전성을 높이고 투자자에게 높은 수익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 들어 전국 은행 10곳이 12건의 원화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자료=국제금융센터)

[화이트페이퍼=김은성 기자] 은행이 자본 확충을 위해 앞다퉈 코코본드(조건부자본증권)를 발행하고 있다. 바젤Ⅲ 도입으로 은행이 자기자본을 늘리기 위해 코코본드를 자본확충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 코코본드는 평상시에는 채권이지만 발행 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낮아지면 주식으로 바꾸거나 상각처리할 수 있다.

20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국내 은행의 코코본드 발행 규모는 지난해 2조8600억원에서 올해 9월까지 3조3500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들어 전국 은행 10곳이 12건의 원화 코코본드를 발행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코코본드 발행 규모가 올해 최대 5조원에 이를 것으로 센터는 전망하고 있다.

은행이 코코본드를 발행하는 이유는 내년부터 바젤Ⅲ 자본비율 규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오는 2019년까지 평균 BIS(국제결제은행) 총자기자본비율을 11.5%까지 늘려야 한다. 최근 수익성이 악화된 금융회사들이 회계상 자기자본으로 인정받는 코코본드로 조달 자금을 늘리고 있다.

코코본드 발행금리가 다른 채권보다 높아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것도 은행이 코코본드 발행에 적극적인 이유다. 코코본드 이자율은 연 3~4%대다. 동일 만기 국고채 금리에 비해 연 1.5~2%포인트 높다. 코코본드가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저금리 시대를 맞아 새로운 장기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코본드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NH투자증권 임정민 연구원은 "은행의 자본 확충 수요와 저금리에 투자처를 잃은 투자자 수요가 맞물려 코코본드의 인기가 더 높아질 것"이라며 "시중은행이 부실화할 가능성이 희박한 점도 갈 곳 없는 투자자에게 코코본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전문가들은 코코본드 상품이 복잡한 데다 일반 채권에 비해 만기가 10~30년으로 길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또 발행한 은행이 부실 금융회사로 지정되면 투자 원금을 모두 잃어버릴 수 있어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코코본드는 장기간 고정금리로 중위험과 중수익을 추구하는 기관투자자들에게 더 적절한 상품"이라며 "상품의 리스크가 적지 않은 만큼 은행 신용도를 면밀히 따져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제금융센터 주혜원 연구위원은 "코코본드는 국내외 시장 상황 변화에 민감한 투자 상품"이라며 "국내와 달리 해외에선 코코본드가 위험해 발행규모를 줄이고 있어 세계 시장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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