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 매직'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날게 하는 멘탈갑 조력자 될 것"
'충무로 매직' 기업은행 "문화콘텐츠 날게 하는 멘탈갑 조력자 될 것"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09.04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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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윤성욱 과장..명량, 국제시장, 연평해전, 암살, 베테랑 등 돌풍 주역
▲ 윤성욱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과장 (사진=IBK기업은행)

[화이트페이퍼=김은성 기자] 은행원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지난 2011년 12월 헤드헌터로부터 IBK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입사제안을 받았을 때도 귀를 의심했다. 문화 콘텐츠가 투자를 받기 위해 은행 문턱을 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 때문이다.

윤성욱(38·사진)씨는 기업은행 입행 전 영화제작사와 문화콘텐츠 투자회사에서 배급·투자업무 등을 맡았다. 은행에 입사한 지 4년차. 윤성욱 기업은행 문화콘텐츠금융부 과장은 영화제작사와 은행을 이어주는 오작교가 됐다.

수상한그녀, 명량, 국제시장, 연평해전, 암살, 베테랑 등 최근 영화계 돌풍을 일으킨 한국영화 뒤에는 기업은행이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 2012년 은행 최초로 문화콘텐츠금융부를 신설해 다양한 콘텐츠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 충무로에서는 '기업은행 매직', '기업은행이 투자하면 1000만'이라는 말이 화자되고 있다. 은행의 투자수익률도 좋다. 지난해 12월 기준 투자수익률은 6.7%. 은행 전체 투자수익률(2.2%, 2013년 기준)의 3배에 이른다.

윤 과장은 최근 투자 성공 비결을 묻는 인터뷰가 쏟아져 얼떨떨한 표정이다 그는 "투자 목표는 단기적 수익확보보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체력을 키우자는 취지였다"며 "이런 장기적 비전을 믿고 투자에 실패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온 것 같다"고 말했다.

투자할 때 중점적으로 보는 부문은 대중성과 콘텐츠 제작사의 성장 가능성이라고 윤 과장은 설명했다. 큰 홈런 한방보다 타격율을 꾸준히 높여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찾아 발로 뛰고 있다. 윤 과장은 “재무제표로는 알 수 없는 영화 제작사 평판과 과거 이력, 감독의 의지와 열정 등을 숫자로 증명하려면 발품을 팔아야 한다”며 “이같은 정성적 데이터를 숫자로 바꿔 은행인과 영화인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행 입사 당시 그 또한 금융언어가 생소해 적응하는 게 만만치 않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아침 일찍 일을 시작하는 업무 스타일부터 시작해 오차 없이 딱딱 떨어지는 숫자와 논리로 계량화하는 언어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웃었다. 지금은 시행착오가 힘이 되고 있다. 윤 과장은 "다른 관점과 언어를 이해하고 배우면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넓어져 투자자로서 안목을 기르는 데에도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보람은 고사 위기의 제작사가 건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볼 때다. 윤 과장은 “1000만 넘는 관객 몰이를 하는 영화 가운데 투자를 받지 못해 좌초될 뻔한 위기에 처했던 영화들이 적지 않았다”면서 "문 닫기 직전의 제작사가 콘텐츠로 기사회생해 성장할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덕분에 일은 많아졌다. 문화 콘텐츠 투자 검토와 인터뷰 요청이 쏟아져서다. 그는 "관객과 콘텐츠 제작사들이 기업은행을 조력자로 인정해 주는 것도 뿌듯하다”며 “첫 발을 뗀 제작사에게는 대출을 지원하고 도약단계의 중소제작사엔 투자에 나서는 등 지원수단을 다각화하기 위해 고민중”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기업은행과 문화콘텐츠산업이 함께 상생할 수 있도록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는 게 윤 과장의 바람이다. "문화콘텐츠 제작사들이 경쟁력을 키우고 은행도 새로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멘탈갑 조력자가 되고 싶습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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