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를 줄이기 위해 만든 체크카드가 오히려 가계대출을 부추기고 있다. 체크카드 결제계좌에 연결된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최근 4년 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7일 국회 정무의원회 신학용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발표한 '마이너스 통장 계좌에 연결된 체크카드 현황'에 따르면 체크카드 결제로 쓰이는 마이너스 통장의 잔액은 지난 2010년 후 94.1% 늘었다.
체크카드 결제계좌로 쓰인 마이너스통장 잔액은 지난 2010년 8조5755억원에서 2014년 16조6428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체크카드는 133만2600장에서 204만1600장으로 증가했다.
마이너스통장은 복잡한 대출진행 절차 없이 필요할 때마다 돈을 인출해 쓸 수 있는 편리함 때문에 3040직장인이 주로 이용한다. 마이너스통장과 연계된 체크카드도 특별한 제한 없이 발급된다.
문제는 마이너스통장 이자가 신용대출보다 이자보다 0.5~1.0%포인트 높다는 점이다. 대출금을 갚지 않으면 이자가 복리로 계산돼 일반 신용대출보다 소비자에게 불리하다. 올해 1분기 17개 시중은행의 신규대출 기준 마이너스 통장의 평균금리는 연 5.26%였다.
체크카드 사용때 계좌잔액을 알려주는 알림메시지 이용률은 38.7%에 그쳤다. 알림메시지를 받지 않으면 계좌잔액이 부족해 통장이 마이너스로 전환됐는지 대출과 이자가 얼마나 불었는지 모른 채 체크카드를 사용하게 된다.
신학용 의원은 은행과 카드사의 영업 방식을 문제로 지적했다. 신 의원은 "은행과 카드사들이 신용카드 결제계좌에 잔액이 없어 발생하는 연체이자율보다 마이너스통장 이자가 더 싸다며 마이너스통장과 체크카드 계좌연결을 추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체크카드는 가계 빚을 줄이고 합리적 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것인데 오히려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