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시간은 내가' 시간 자결권
'내 시간은 내가' 시간 자결권
  • 김재관 시민기자
  • 승인 2015.01.27 15: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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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쓸 수 있는 권리를 되찾자

[북데일리] “빨리빨리, 최대한 빨리.”

멀리 갈 것도 없다. ‘빨리’라는 단어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한 지난 1개월간 일을 하며 들었던 많은 말 가운데 나와 가장 가까이 있었던 하나이다. 누군가에게 요구받고 부탁받으며 들었던 이 말을 상대는 자동 반사적으로 나와 주변인에게 내뱉는다.

‘빨리’는 머릿속을 참으로 복잡하게 만든다. 얼마만큼이나 빨리 일을 해치워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단시간 내에 마무리 할 수 있을지 많은 고민을 만든다. 그러면서 조바심을 일으킨다. 이어 몸에 긴장을 유도하고 극도로 예민한 상태를 만든다. 심지어는 삶 자체가 조바심의 연속이 되어버려 ‘빨리빨리’의 주인공이 내가 되는 순간을 맞이한다. 즉 속도에 잡아먹히고 만다.

<시간자결권>(샘앤파커스. 2015)의 저자 ‘칼 오너리’는 우리 스스로가 자유롭고 충만하게 내 시간을 쓸 수 있는 권리를 찾자고 말한다. 속도만을 숭배하지 말고 빠름과 느림 사이에서 균형을 찾음으로서 더 나은 삶을 살아가라고, 속도에 좇기며 시간의 노예로 살아가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저자는 자연스레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질문은 속도만을 추구해온 우리에게 느림의 미학을 일깨우라 말하는듯하다.

"인간의 뇌는 원래부터 꽃밭의 벌처럼 이 생각 저 생각 종작없이 옮겨 다닌다. 정보와 시한이 정신없이 밀어닥치는 고속사회에서, 우리는 모두 빠르게 생각하라는 압박을 받는다. 반성(reflection)보다는 반응(reaction)이 지상명령이다. 시간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해, 그리고 권태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남는 시간이면 모든 순간을 정신적 자극으로 채운다. 당신은 언제 마지막으로 의자에 앉아 두 눈을 감고 그냥 편히 쉬어보았는가?" - P159

눈을 감고 편히 쉬어본다면 내게 어떠한 변화가 있을까. 당장에 마음의 평온이 찾아온다. 평온함에 쏟아지는 졸음을 참아 낼 수도 있다. 하루의 분주했던 일들이 머릿속에 맴돌며 평온함을 깨치려 방해를 하기도 하지만 눈을 감는 건 걱정거리를 내 던지기 위함이기에 마음의 평온을 갖으려 노력을 기울인다. 몸과 마음은 이완되고 조금의 생기를 찾아낸다. 이를 뒷받침 하듯 명상으로 느린 사고를 찾는 사람의 인터뷰를 전한다.

“영성이나 종교로 포장하지 않고도 마음을 고요히 다스린다는 발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중략) “전화, 이메일, 고객의 의뢰 등 모든 것이 시속 160킬로미터로 내 주위를 돌지만, 이젠 거기에 그리 심하게 말려들지 않습니다. 흥분의 도가니 한가운데 있는 고요한 섬이라고나 할까요?” -P168

저자는 두뇌의 기어를 상단으로 올릴 때 경이로운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다만, 이따금 속도를 늦추는 하단의 변속기어는 건강이 좋아지고 마음을 차분히 하며, 집중력과 창의력을 높인다는 사실 또한 강조한다.

책은 깊이가 속도를 이기고, 천천히 가다보면 더욱 멀리 볼 수 있다고 한다. 이에 슬로푸드, 슬로섹스, 슬로씽킹, 슬로시티, 슬로스쿨 같은 여러 해결책을 제시한다. 이 모든 것이 삶을 더욱 윤택하고 건강하게 만든다고 저자는 믿고 있다. 그러함에 스스로 슬로전도사가 되어 수많은 강연을 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궁극은 이렇다.

“속도를 늦추는 데는 모든 경우에 다 들어맞는 공식, 그러니까 적정 속도에 대한 보편적인 지침은 없다. 개개의 사람, 행동, 순간에 맞는 ‘아이겐자이트(그 자신의 시간)’가 있을 뿐이다. 숨이 넘어갈듯 한 속도에 행복을 느끼는 사람도 있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신이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속도를 선택할 권리를 주어야 한다.” -P353

자신이 시간을 결정지을 권리, 즉 속도에 먹히느냐 속도와 공생을 하는가의 선택이다. 선택의 기로는 단시간에 찾을 수 없을 것이다. 슬로(느림)의 자세만이 내 시간을 결정지을 여지를 만든다. 자 이제 시간을 결정짓는 선택의 몫은 당신에게로 넘어왔다. 아직 그러함을 깨닫지 못했다면 이 책을 충분히 읽어보길 바란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그리고 놀 때조차 시간부족으로 전전긍긍한다면, 이 책은 분명 당신 삶의 기어를 바꿔줄 것이다. 현대인을 위한 가장 친절한 지적인 인생시계 사용 가이드” <이코노미스트>의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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