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차이
스티브 잡스와 빌 게이츠 차이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11.21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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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톨로지>중에서

[북데일리] 애플사 창업자 스티브 잡스가 사망한지 3년이 됐다. 그의 생전, 2005년에 스탠퍼드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은 많은 사람들의 입을 통해 회자된 바 있다. 반면 2007년 빌 게이츠가 하버드 대학 졸업식에서 한 연설에 대한 호응은 다소 떨어졌다.

문화심리학자이자 여러가지문제연구소장 김정운이 쓴 신간 <에디톨로지>(21세기북스. 2014)에서 스티브 잡스 이야기가 빌 게이츠 보다 훨씬 더 재미있다고 전하며 그 차이를 들려준다.

  “영웅의 내러티브에는 항상 특별함이 있다. 극적인 전환이 많다. 듣다보면 흥분하기도 하고 감동하기도 한다. (중략) 스티브 잡스의 내러티브는 매우 예술가적이다. 이리 튀고, 저리 튄다. (중략)

“Stay hungry, stay foolish! 계속 갈망하라, 우직하게 나아가라!” 잡스의 이 연설은 당시 모든 언론의 각광을 받았다. 그러나 심리학자의 눈으로 보면, 교만하기 그지없는 연설이다. 스탠퍼드 대학이라면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이다. 그 자부심에 가득 찬 스탠퍼드 대학의 졸업생들과 교수들 앞에서 잡스는 대학을 중간에 집어치운 것이 자신이 내린 최고의 결정 중 하나였다고 강조한다.

뿐만 아니다. 졸업을 축하하는 자리에서, 대학에서 가르치는 과목이란 죄다 쓸모없고, 고작 ‘서체 수업’하나 쓸 만했다고 쿨(!)하게 말한다. (중략) 그는 대학만 우습게 만든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삶도 희화 했다. (중략)

이어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난 이야기, 암에 걸린 이야기 등으로 좌충우돌하던 스티브 잡스의 연설은 “누구나 죽는다!”로 끝난다.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하며 희망과 자부심에 가득 찬 그 젊은 대학생들에게 “죽음이야말로 삶의 가장 훌륭한 발명품”이라고 말하는 그의 연설은 심통 그 자체다.

반면 2년 후 하버드 대학 졸업식에서 빌 게이츠가 한 연설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일단 자기처럼 중퇴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대학을 졸업하게 된 학생들을 축하한다.(중략) 격조 있는 연설이다. 스티브 잡스는 건방지고, 빌 게이츠는 겸손하다.

잡스의 연설은 죽음을 이야기하며 ‘허무한 삶이지만 무모하게라도 버텨라’로 끝나지만, 빌 게이츠는 ‘가진 자들의 타인을 위한 희생’을 강조한다.

‘창조적 자본주의’를 선언하며, 빈곤 퇴치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환경문제 등을 언급한 빌 게이츠의 연설은 가히 도덕 교과서의 원형을 보는 듯하다. 빌 게이츠의 이야기는 백 번 옳다. 훌륭하다. 그리고 존경할 만하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도 안 재미있다는 거다. 별로 흥미롭지 않다. 안 들어도 다 아는 이야기 같다.“

그렇다면 둘 사이에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계몽’이다. 빌 게이츠는 자신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이 스스로 의미를 편집할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다. 일방적으로 완성된 이야기를 한다. 그래서 재미없는 거다. 상호작용이 불가능한 내러티브는 진리를 강요할 뿐, 일리一理의 해석학이 빠져 있다. 반면 스티브 잡스의 내러티브는 상호작용적이다. 편집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잡스의 정서적.모순적.자극적 내러티브는 듣는 이들의 적극적인 해석을 필요로 한다. 사람들은 그의 이야기가 갖는 의미를 주체적으로 편집해낼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의미는 스스로 만들어낼 때만 의미 있다. 남이 만들어주는 의미는 전혀 의미 없다. 진리를 계몽하던 시대는 지났다. 듣는 이로 하여금 ‘주체적 편집의 기회’를 제공해야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 (p.277~p.283)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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