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물가, 시장(市場)이 해결한다
뛰는 물가, 시장(市場)이 해결한다
  • 켐피스
  • 승인 2011.01.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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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리치]작년 기준 우리나라의 엥겔계수는 13%를 상회하는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9년만에 최고치에 달하는 수준이다.

엥겔계수란 가계 총 지출액 중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일반적으로 후진국일수록 엥겔지수가 높다. 엥겔계수를 후진국 지수라고 부르기도 하며 저소득층일수록 엥겔계수는 높게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후진국도 아닌데 엥겔계수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소득은 제자리거나 줄어드는데 반해 물가가 지나치게 오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작년 여름 태풍과 함께 시작된 농산물 가격급등은 장바구니 물가를 한순간에 끌어올렸다. 국내 농산물 값이 급등한다면 수입을 통해 가격 하락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는 있다.

그러나 국제 곡물가 급등과 이상기온으로 인한 작황감소를 식재료를 수입에 의존한다해도 과거만큼 싼 값에 공급받기는 힘들어 질 것이다. 이미 급격하게 오르고 있는 원재료 값을 미쳐 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식품업체들의 올해 실적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이 주식시장에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구제역으로 인해 살처분 된 가축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육가공류의 가격상승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이 따로 없는 지경이다.

지난 주에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다수의 예상을 깨고 전격적으로 금리를 인상했다.금리가 인상되었다는 것은 정부 내에서도 물가문제가 심각하게 인식되었다는것을 의미한다. 사실 물가문제에 대해서 현 국면에서 뾰족한 해답을 찾기는 어렵다. 세계경제가 여전히 위기를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에 급격한 유동성 회수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또한 최근의 물가상승은 단순히 유동성이 일으킨 버블도 있지만 절대 수급에 대한 불균형도 무시할수 없는 형국이다. 오히려 처음에는 투기적인 세력에 의해 가격이 상승했지만 지금은 수급불균형의 문제가 더 대두되는 상황이다.

사람의 힘으로 어찌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서 대안을 제시하기란 정말 어렵다. 그러나 같은 천재(天災)라 하더라도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똑같은 지진이 일어나도 동남아시아에 일어나면 수 만명이 사망하지만 일본에서 일어나면 피해규모가 크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되고 있느냐에 대한 문제다.

몇달 전부터 시작된 전세값 급등은 중대형평형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으며 집 값마져 들썩이고 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불과 몇년전 일을 돌아보자. 집 값 파동은 참여정부 시절 내내 정쟁의 이슈였고 사회문제였다. 그러나 그 바람을 잠재운 것은 다름아닌 미국발 금융 위기였다. 잠시 가격상승에 편승해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면 다시금 고난의 세월을 감당해야 할지도 모른다. 일단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정부에 뭔가를 기대한다. 그러나 뛰는 가격을 정부가 나서서 통제에 성공한 예는 별로 없다, 설령 있다해도 반짝 효과일 뿐이다.

한 가지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지금은 유동성 활황이 8부 능선을 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이는 그것이 무엇이든 가격이 가장 예민하게 움직일 시기이며 주식시장, 원자재 시장 공히 마찬가지 증상이다. 하루가 다르게 오르는 물가는 불편하고 불안하다. 하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시장이 자체적으로 조율할 시기가 올 것이다. 아무도 사주지 않을 집 값을 호가만 올려놓다 처참하게 망가진 부동산 시장처럼 말이다. 식료품은 먹는 문제니 다르다고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식료품도 같은 경로를 겪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당분간은 엥겔게수가 높아지는 것을 할 수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 듯하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 비앤아이에프엔 켐피스칼럼니스트 / 블로그: 켐피스의 경제이야기  http://blog.daum.net/kempis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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