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글로벌 IT기업 어마어마한 보유현금 용도?
美 글로벌 IT기업 어마어마한 보유현금 용도?
  • 노상욱 기자
  • 승인 2009.09.22 1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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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리치]시스코시스템스 350억 달러, 마이크로소프트 290억9천만 달러, 애플 240억2천만 달러, 오라클 200억6천만달러, 구글 190억3천만달러, 휴렛패커드 130억6천만 달러 그리고 IBM, 델, 인텔, 노키아 등 유수의 글로벌 IT기업들이 언제라도 집행 가능한 100억 달러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은?

바로 기업 인수합병(M&A)을 위한 실탄이다.

최근 CNN머니 인터넷판에 따르면 세계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 6개월 간 증시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기술주들의 실적은 예상을 뛰어 넘었으며, 특히 애플과 구글같은 선도 기업들은 알찬 사업 성과를 내놓으며 강세를 보였지만, 기술산업 시장에서 잇따랐던 대규모 인수합병 역시 한몫했다고 전했다.

델은 컴퓨터서비스업체 페롯시스템스를 주당 30달러에 현금 39억달러를 주고 사들였다. 지난 18일 종가기준 무려 67.5%의 프리미엄을 얹은 가격이다. 어도비가 웹분석회사 옴니처를 18억달러에 인수했다는 깜짝 뉴스가 전해진지 불과 일주일만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IT업계의 인수합병 움직임은 이제 막 시작됐지만 앞으로 봇물 터지듯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인수합병 자금 여력이 생긴 탓 외에도 주요 IT 기업들의 현금 유동성이 풍부해진 이유도 있다.

기술주 펀드 매니저 켄 앨런은 "기업의 입장에서는 이같은 막대한 현금 보유고를 배당금이나 자사주 매입, 인수합병 자금으로 돌리지 않고 쌓아둘 필요가 전혀 없다"며 "앞으로 수년간 벌어질 합병 잔치를 놓고 본다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켄 앨런에 따르면 대형 IT기업들의 인수합병 잔치상에 오르게 될 알짜기업으로는 맥커피(McAfee), 세일즈포스닷컴(Salesforce.com), 레드햇(Red Hat) 그리고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신형 스마트폰 제작사인 팜(Palm) 등이다.

앨프랭크 애셋 매니지먼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크리스 암브러스터는 "주요 기술관련 대기업들의 재무제표가 나날이 건실해지고 있고 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아 수개월 내에 인수합병 소식이 더 전해질 것으로 본다"며 "이같은 시장 환경은 타깃 기업에게도 매각할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기 순환에 따른 침체기에 많은 알짜 기술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대기업들의 러브콜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고.

인수대상의 물망에 오른 경쟁력 있는 중소기업의 주주라면 평가 차익을 얻는다는 면에서 인수합병을 반대할 이유가 없지만, 반대로 매수 기업의 주주라면 고민에 빠질 지도 모를 일이다.

다른 산업 분야에서 인수합병에 대한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인해 난관에 빠진 명백한 사례들이 많았기 때문에 매수기업 투자자들의 전망은 비관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IT산업 분야는 얘기가 다르다는 것. IBM은 스프트웨어 관련 인수합병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했고, HP와 시스코 역시 수년간 별다른 난관을 겪지 않고 기업을 매수해 왔다.

2005년 초부터 오라클 CEO 래리 엘리슨은 다른 경쟁사들보다 먼저 거의 혼자 힘으로 M&A 전문가를 지속적으로 고용해 왔다. 이 기간 동안 나스닥은 2% 상승한 반면 오라클은 무려 65%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따라서 기업 매수에 따른 실적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되는 IT기업에 대해 투자를 검토해 볼 수도 있다. 단, 전문가들은 인수합병을 통한 성장전략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면 합병후 기업관리 능력을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고 충고한다.

또 리스크 역시 항상 존재한다. 인수전략에 맞지 않게 매수하거나 과다한 매수금 지출은 문제가 된다. 투자자로서 유의해야 할 핵심 사안은 인수 기업의 '과욕'이다.

[아이엠리치 뉴스콘텐츠 신디케이트 리포터 노상욱] fashionmi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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