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중국경제 빨간불? 파란불?
불안한 중국경제 빨간불? 파란불?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11.19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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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중국경제가 지나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경착륙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늘고 있다. 최근에 중국경제가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팽창해 온 것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11월10일 중국 충칭(重慶) 시내 할인매장인 까르푸에서 할인 식용유를 사려고 모인 시민들이 물건을 먼저 사려고 몰려 들어가는 바람에 3명이 압사하고 31명이 중상을 입는 어이없는 사고가 벌어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참극은 중국 내 인플레이션(통화팽창에 따른 물가상승)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식용유 도매가격은 최근 1년 새 약 40%나 올랐기 때문이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1월13일 발표한 10월 소비자 물가지수(CPI)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6.5%나 올랐고 소매판매는 8년 만에 최고인 18.1% 증가를 기록, 인플레 적신호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러한 중국경제의 불안감은 그대로 세계경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일부에서는 ‘지난 10년 동안의 저물가 황금시기가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앨런 그린스펀 전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최근에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 가격이 결국 상승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중국 노동자의 싼 임금으로 유지되던 물가 안정의 황금시대가 이제 저물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싼 물가영향이 점점 쇠퇴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세계 경제는 지난 10여 년간 ‘차이나 프라이스(China Price·중국산 저물가)’ 덕분에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을 즐길 수 있었는데, 이런 시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월14일 보도한 미국 노동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미국에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 가격은 1년 전보다 2.2%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은 다른 수입품과 달리 줄곧 하향 안정세를 유지, 물가 안정에 기여했었다. 하지만 6개월 전부터 중국산 수입품의 가격 상승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더니 결국 전체 수입품 가격 상승률을 추월하기 직전까지 온 것을 감안해 볼 때 앨런 그린스펀의 이야기도 분명히 일리가 있는 말 인 듯하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가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는데 중국 경기의 과열 현상이 심화되면서 많은 중국 투자자들의 생각이 복잡해져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1986∼88년 10% 이상이었던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올림픽 개최 다음해인 89년 3.9%포인트가 급락한 6.7%를 기록했다. 일본은 63년 10.6%, 64년 13.3%에서 도쿄올림픽 개최 이듬해인 65년 5.7%로 추락했던 기억을 떠올리다 보면 그 가능성도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주가 폭락 우려도 위기론을 부추긴다. 한국의 주가상승률은 87년 92.6%,88년 72.8%에서 89년 0.3%로 낮아졌다. 일본도 63년에 9.7%에서, 올림픽 당해 연도에는 -11.7%, 이듬해에는 -4.1%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005년 말 1161선에서, 2007년10월 6000선을 돌파한 뒤 조정국면을 겪고 있다. 중국이 올림픽 뒤에 한국이나 일본을 뒤따라가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경제는 잘 통제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시각도 있다. JP모건은 “중국은 경제규모가 크고 성장속도가 빨라 올림픽 이후 경기둔화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또한 중국 사회과학원은 도리어 올림픽 개최에 따른 추가 경제효과가 2∼3년간 최대 1%포인트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정기를 거치겠지만 위기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사람들의 의견은 우선 1조 4000억 달러에 이르는 외환보유고가 위기 발생에 대한 대처능력을 크게 높이고 있다는 평가다. 이와 함께 중국 정부의 위기대처 능력도 과거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향상됐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미국 등이 국제 금융시장 안정, 중국 내 자국투자 보호 등을 위해서 위기발생시 중국정부에 협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도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중국은 내부적으로 이미 올해 5차례 금리 인상으로 1년 만기 대출 이자율이 3.87%까지 높아졌지만 올 한 해 물가상승률이 4.5%를 넘어서게 돼서 중국의 실질 예금금리는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다. 이처럼 금리인상은, 과열 논쟁이 본격화할 때마다 중국 당국이 사용한 경기 안정책이지만 한편으로는 독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투기 발생 억제와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되지만 인민폐 평가절상을 가속화하고, 국제 단기자금 유입을 불러와 유동성이 더욱 급증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자율을 그대로 유지하면 자본비용이 너무 낮아 기업들의 과도한 투자와 자금 수요 증가를 가져오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올 연말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추이를 감안해 한차례 추가적인 금리인상도 예상되지만, 그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렇게 전반적인 상황을 분석-정리하면, 중국의 현재 경제상황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올림픽 이후, 경착륙으로 경기가 침체되고 세계경제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 가고 있다. 하지만 세계경제 속에서의 중국경제의 높은 위상과 외환보유고 그리고 세계강대국의 대중국투자기업의 보호, 그리고 아시안게임 등과 같은 세계적인 행사가 줄이어 중국에서 열린다는 점 등을 감안해 볼 때 중국경제의 붕괴를 우려하는 것은 지나치게 부정적인 시각이 아닌가 한다.


중국증시도 당분간 조정을 거치기는 하겠지만 중기적으로 보면 아직도 투자가능성은 높아 보인다는 것이 대세인 것으로 판단된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www.bestmentorclub.org)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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