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30조' 도요타의 쾌거와 한국차의 미래
'시가총액 30조' 도요타의 쾌거와 한국차의 미래
  • 아이엠리치
  • 승인 2007.03.02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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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자동차 시장은 급격한 변화에 휩싸여 있다. 미국자동차 시장의 아성을 일본이 무너뜨리면서 2006년 말 현재로 세계 1위로 등극했다.

 

일본의 도요타는 2002년 이후 4년 간 임금을 동결하고 50년 무분규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면서도 작년에 13조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흑자를 기록했다. 결국 세계 시장의 1위 자동차회사로 등극한 것이다. 참으로 부러운 일이다.

 

그동안 '자동차' 하면 미국이었던 것이 일본에게 그 위치를 빼앗기는 것이다. 세계 자동차 산업의 구도에도 엄청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러한 도요타 자동차가 27일 일본 기업으로는 최초로 시가총액 30조 엔의 고지에 올라섰다. 달러로 환산할 경우 2500억 달러를 넘는 수치다. 이는 전 세계 기업 중 6위며 자동차 업계 판매대수 1위인 제너럴모터스(GM)의 13배에 달한다.

 

또 도요타의 시가총액은 한국의 대표기업 삼성전자(1042억 달러)에 비해서도 두 배를 훨씬 웃돌게 됐다. 일본 언론들은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하는 기술을 앞서 개발하는 한편 합리적이고 노사 간 신뢰에 기반을 둔 기업문화가 이뤄낸 쾌거"라며 "도요타의 시가총액 30조 엔 돌파는 일본 경제의 재도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2004년 말 약 15조 엔에 불과하던 도요타의 시가총액이 2년여 만에 두 배로 껑충 뛴 배경은 과연 무엇일까. "세계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짚고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도요타는 일찍이 고유가 시대를 예상하고 저연비 성능 향상에 매진했다. 그 결과 세계 최대의 시장인 북미시장을 비롯해 전 세계 시장의 소-중형차 시장을 장악했다. 때마침 불어온 '엔저' 바람도 원군이 됐다. 환경을 중시한 하이브리드 승용차의 기술개발에도 일찍이 착수해 이 시장을 도요타의 독무대로 만들었다.


대형차 중심의 기존 방식에 집착하던 미국의 '빅3'가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 도요타는 올 3월 결산에서 순이익 1조5500억 엔을 내다보고 있다. 물론 사상 최대 기록이다.


'잃어버린 10년' 후 찾아온 실적 회복에도 "월급 올려달라"는 말을 꾹 참고 견뎌온 도요타 직원들에게도 '대박'이 터졌다. 도요타는 2002년 당시 임원 및 평사원들에게 자사주를 주당 2958엔에 돌렸다. 많게는 1인당 최고 2만 주를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주식을 처분하지 않은 직원들은 4년여 만에 1인당 1억764만 엔의 이익 실현을 한 셈이다.


자동차 산업은 '기계공업의 꽃'이라고 불린다. 모든 기계공업을 총망라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근래에 들어서면서 기계공업뿐만이 아니라 전자, IT산업이 가세하면서 자동차는 기계,IT 산업의 꽃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국가의 최고 산업인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 산업이 한국에서도 뿌리를 잘 내리고 세계시장에서 강한 다크호스로 부상하고 있는 것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일이다.


현대자동차가 2004년 7월28일자로 자동차 수출 1000만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누구나 부러워할 기록이다. 현대자동차의 '수출 1000만대 달성'은 불모지에서 일어난 한국자동차 산업의 쾌거로 평가할 수 있다. 지난 1968년 승용차 생산에 첫 발을 내디딘 현대차는 1976년 고유모델 포니를 수출하면서 자동차를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품목으로 만드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5년 동안 공격적인 해외마케팅을 전개하면서 수출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였다. 이 같은 현대차의 역할로 한국은 지난해 총 317만8000대의 자동차를 생산, 세계 전체 시장의 5.5%를 차지하는 자동차 대국으로서의 위상을 굳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동차 산업에서 세계 6위 국가라는 위치는 참으로 대단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업의 경쟁력이며 자생력이라는 것이다. 기업의 자생노력은 그야말로 피땀으로 뭉쳐진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부의 적절한 지원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피나는 노력이 없이는 이와 같은 업적은 도저히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한국자동차의 글로벌 톱 5 진입은 꼭 달성이 되리라고 믿는다. 한국기업들이 지금까지 여러 가지 비판을 받으면서 성장해 왔지만 그 근간에는 기업가 정신이라는 버팀목이 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몇 달 전 일본의 도요타 자동차 회장이 방한 중에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토요다 자동차가 2006년 안에 미국의 GM과 포드를 제치고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하게 될 것이라는 확신에 찬 예측과 함께, 자신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추격자가 현대자동차라는 것을 언급한 적이 있다.


필자는 이러한 언급은 사탕발림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는 우려의 목소리라고 믿는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저력을 믿기 때문이다. 조만간 현대자동차에서 일본의 렉서스에 도전할 고기능, 고가격의 승용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한다.


세계시장에서 싼 가격의 자동차가 아닌 고급승용차로서의 이미지를 제고하면서 선두그룹에 진입할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고급화는 한국산업의 고도화를 의미하기 때문에 반도체 산업에 이은 또 다른 기쁜 소식이 될 것이다.


[이영권 명지대학교 겸임교수 및 세계화전략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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