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사랑한 박병무 엔씨 대표내정자…공동대표인 이유는
투자를 사랑한 박병무 엔씨 대표내정자…공동대표인 이유는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3.12.12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 내정자, 서울대 수석-하버드-김앤장 거쳐
모험가 기질에 굵직한 M&A 맡기도
공격적 투자 가능성…공동대표 단독 의사결정 못해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사진=엔씨소프트)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엔씨소프트가 창립 26년 만에 투톱 체제 전환을 선언했다. 장기간 이어진 실적 부진에 창업주 김택진 대표이사가 변화를 택한 것. 신임 공동 대표에 내정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는 모험가 기질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사모펀드업계에서 굵직한 이력을 지녔다. 박 대표 영입으로 엔씨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올 것으로 예상된다. 각자대표가 아닌 공동대표인 점도 관심사다.

■ 엔씨, 창립 26년 만에 단독 대표 체제 종말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일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하고 공동 대표이사 내정자로 선정했다. 엔씨는 지난 1997년 회사 설립 이후 26년간 줄곧 김택진 창업자 겸 대표 단독 체제로 운영돼왔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임 공동 대표에 내정된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는 1961년생으로 1980년 서울대학교에 전체 수석으로 입학, 법대 학사를 수석으로 마친 인물이다. 이후 동대학 법학대학원 석사, 연세대 경영대학원 석사, 하버드 로스쿨 LLM을 졸업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활동을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구)로커스홀딩스) 대표, TPG 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 등을 역임했다. 김앤장 법률사무소에 근무할 당시에는 굵직한 M&A를 주로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와의 인연은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맺어졌다.

이력에서도 보이듯 박 대표는 다방면에서 활동해왔다.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 대표직을 맡을 당시에는 잘나가는 엘리트 변호사로서는 선택하기 어려운 벤처기업 CEO를 맡기도 했다. 모험가 기질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는 지난 2014년 서울지방변호사회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안정적인 대기업의 CEO가 아닌 벤처기업을 선호했던 것을 보면 모험을 선택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라고 제가 모험을 하는 만큼 성공하면 그 과실이 크지 않겠나"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재계와 투자에 대한 소신을 밝히기도 했다. 박 대표는 "우리 재벌들은 부뿐만 아니라 경영권도 모두 물려주려고 하지만 미국이라는 나라는 당대에서 번 돈의 재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건강한 투자 구조를 가지고 있다"라며 "우리나라에 미국과 같은 생태계가 가능하도록 젊은 벤처 사업가를 지원하고 초기 투자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 박 내정자, 사모펀드업계 오래 몸담아…투자 대폭 늘릴 듯

엔씨가 박 대표를 영입한 만큼 공격적으로 투자를 펼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대표의 이력이 이를 대변한다. 그는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인수·합병 관련 15년 이상 근무한 경력과 함께 TPG 뉴 브리지 캐피탈 대표, 보고캐피탈어드바이저·보고인베스트먼트그룹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 등 사모펀드업계에서 굵직한 경력을 지녔다.

사진=
사진=엔씨소프트

그가 최근 대표직을 인계한 것으로 알려진 VIG파트너스는 2005년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과 이재우 전 리먼브러더스 한국대표, 신재하 전 모건스탠리 한국 기업금융부문 대표 등 3인이 공동으로 설립한 보고펀드가 모태다.

다만 박 대표가 혼자 회사 경영 방침을 좌우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각자대표가 아닌 공동대표이기 때문이다. 공동대표체제에서는 공동으로 의사결정권을 행사하게 된다. 김택진 대표는 게임 사업을, 박 대표는 투자 등 신사업을 맡아 각자 진행하면서도 최종적으론 조율하는 체제가 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홍원준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3분기 컨퍼런스 콜에서 게임사와 비(非)게임사를 가리지 않고 M&A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16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4개 분기 연속으로 수익이 1000억원대를 밑돌았다. 매출 톱을 이어오던 '리니지W' 메출액은 3분기 901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1분기 3732억원을 기록한 뒤 내리 하락세를 나타냈다. '리니지M'도 올해 들어 매출이 꾸준히 줄었다. 3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0% 가까이 감소한 1196억원을 기록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