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홍콩 ELS 판매 은행에 "자필·녹취? 면피로 들려…경우의 수는 보겠다"
이복현, 홍콩 ELS 판매 은행에 "자필·녹취? 면피로 들려…경우의 수는 보겠다"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1.29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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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장, 연내 사실관계 확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금감원-자산운용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내년 상반기 중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흐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ELS(주가연계증권)과 연계된 상품에서 대규모 투자 손실 가능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관련 사안에 대한 작심 비판을 내놓았다. 

이 원장은 29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자산운용사 최고경영자(CEO)와의 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내 기초 사실관계를 파악하려고 노력 중인데, 일부 민원이나 분쟁 조정 예상 상황들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 원장은 일부 은행 등이 "자필 자서를 받고 녹취를 확보했다며 불완전판매 요소가 없거나 소비자 피해 예방을 했다는 입장인 것 같다"며 "그러나 적합성 원칙이나 금융소비자보호법상 상품 판매 취지를 생각하면 면피 조치를 했다는 것으로 들리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또한 "증권사는 한도가 없다. 수십 개 증권사에서 판매된 걸 다 합쳐도 한 은행에서 판 것만 못 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원장은 "H지수는 2016년 이미 몇 개월 사이에 49%나 폭락한 전례가 있다"며 고위험·고난도 상품이 은행 창구에서 고령자들에게 특정 시기에 몰려서 판매됐다는 것만으로 적합성 원칙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의구심을 품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설명 여부를 떠나 권유 자체가 적정했는지 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다. 

투자 상품의 손실이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금감원이 조사에 나선 배경에 대해서는 특정 은행 등에 쏠림이 너무 지나칠 것으로 예상해 사실관계를 빨리 조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지난 20일부터 판매 규모가 가장 큰 KB국민은행에 대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고 다른 주요 은행과 증권사에 대해서도 서면 조사에 나섰다.  

아울러 이날 이 원장은 여러 가지 경우에 따라 책임분담의 정도는 다를 수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원금 손실이 나더라도 여유자금이니 크게 불려달라는 목적을 갖고 온 고객인지, 날리면 안되는 노후 생계자금인데 정기예금 대신 원금손실이 나지 않는다며 (ELS를) 권유했는지 등 다양한 경우의 수를 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구글 금융
사진=구글 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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