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조작 창구'된 키움증권, 뒤늦게 미수거래·빚투 차단
'주가조작 창구'된 키움증권, 뒤늦게 미수거래·빚투 차단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10.23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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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
키움증권은 23일부터 에코프로와 POSCO홀딩스 등 15개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변경하고 신용융자와 담보대출도 불가 적용하기로 했다. CI=키움증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주가조작 혐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영풍제지 하한가 사태'로 4900억원대 미수금 직격탄을 맞은 키움증권이 뒤늦게 15개 종목에 대한 위탁증거금률을 100%로 높여 미수거래를 차단하기로 했다. 

키움증권은 23일부터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 POSCO홀딩스, 포스코DX, 레인보우로보틱스, 한미반도체, LS네트웍스, 이랜시스, 신성에스티, 우리로, 인벤티지랩, 이수페타시스, 화인베스틸, 와이랩, 유니트론텍 등 총 15개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을 100%로 변경한다고 지난 20일 공지했다.

이들 종목에 대한 신용융자와 담보대출도 막기로 했다. 지난 20일부터는 애경케미칼, LS전선아시아, 유니온머티리얼 등 8개 종목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변경 적용했다. 키움증권은 "고객보호 및 미결제 위험 방지를 위해 위탁증거금 100% 징수 종목을 변경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키움증권은 시장에서 시세조종 의혹이 제기됐던 영풍제지의 증거금률을 이달 18일 하한가 사태 다음 날인 19일에서야  40%에서 100%로 변경했다.

또 관련해 키움증권은 고객 위탁계좌에서 미수금 4943억원이 발생했다고 지난 20일 장 마감 이후 공시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다른 증권사들이 지난 7월까지 증거금률을 높였던 것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4월 말 차액결제거래(CFD) 서비스를 활용한 '라덕연 주가조작 사건' 이후 증권사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이상 거래를 감지하며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왔기 때문이다. 

반면에 키움증권은 상대적으로 낮은 미수 증거금 비율을 계속 유지해왔고, 이로 인해 이번 '영풍제지 사태'에서도 주가조작 세력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키움증권이 이번에 '빚투'를 차단한 종목들은 개인투자자의 매수세가 몰려 주가가 급등했던 2차전지와 로봇, 반도체 관련주가 많아 또다른 주식시장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증권은 리스크 관리를 목적으로 19∼20일에 걸쳐 일부 종목에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했는데 해당 종목에 대한 우려 확대에 따른 충격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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