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2분기 실적 ‘희비’…각종 충당금에 답답해서
증권사 2분기 실적 ‘희비’…각종 충당금에 답답해서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8.11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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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 겹친 2분기
신한證 제외 7개사 순익 1분기비 감소
PF·해외부동산 펀드·CFD 충당금 적립
회사별 기대 이하·이상 평가는 엇갈려
상반기 영업익 1위 키움·순익 1위 한투
사진=각 사
사진=각 사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상당수 증권사들의 2분기 실적이 전 분기 대비 줄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해외부동산 손실 가능성,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로 비롯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 미수채권 관련 충당금을 쌓으면서다. 그렇지만 대손비용 부담이 쇼크 수준은 아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 충당금 부담이 컸던 증권사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567억원, 당기순이익이 1409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44.4%, 40.9%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 1분기는 30~40% 초과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12.39%, -9.34%를 하회했다. 

미래에셋증권은 CJ CGV 전환사채(CB) 실권 인수물량 평가손실 부담이 가장 컸다. 지난해 CJ CGV가 4000억원 규모 CB 35호를 발행할 때 흥행에 참패해 인수단이 미매각 물량을 대부분 떠안았는데, 미래에셋증권이 이중 62.5%(2305억원)로 가장 큰 물량을 가져갔기 때문이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미래에셋증권에 대해 "2분기 부진한 실적은 일회성 손실이 93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라며 "미수채권 대손상각비나 CJ CGV CB 관련 평가손실 170억원도 있지만, 해외 상업용 부동산 등 투자목적자산 관련 손실도 확대됐다"고 말했다. 

투자목적자산의 정확한 손실 내역은 파악되지 않으나, 약 1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 적립은 없었던 반면에, 일회성 요인으로 차액결제거래(CFD)·해외 부동산 관련 충당금을 약 770억원 반영했다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이다. 

국내 PF와 해외 대체투자 관련 충당금 규모가 컸던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하나증권도 언급된다. 2분기에 약 1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한국투자증권은 주요 사업부문 실적이 고르게 견조했음에도 영업이익이 1596억원, 지배주주순이익이 1690억원으로 1분기보다는 44.4%, 35.7% 줄었다. 

하나증권은 대손비용 직격탄을 맞았다. CFD 500억원, IB(기업금융) 관련 평가손 400억원, 펀드 보상금 관련 530억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지난 1분기 순이익은 834억원으로 전 분기(-1595억원)에서 흑자전환했는데, 2분기는 487억원 순손실로 돌아섰다.

지난 4월 24일 무더기 하한가 폭락 라덕연 사태 직전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의 다우데이타 주식 매도로 오너 리스크가 점화된 키움증권도 당기순익이 1334억원으로 전 분기비 54.5% 줄었다. CFD 충당금으로는 약 700억원을 쌓았는데, 환입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금융당국, 증권범죄와의 전쟁 선포. (사진=금융위원회)
금융당국, 증권범죄와의 전쟁 선포. 왼쪽부터 양석조 서울남부지검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사진=금융위원회)

■ 상대적으로 선방한 증권사들 

반면 시장이 예상한 실적을 웃돌아 1분기보다는 이익이 감소했더라도 선전했다고 평가받는 증권사들도 대거 등장했다. 각종 악재로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만큼 선방한 증권사들은 상대적으로 리스크 관리가 좋았다고 해석 가능한 대목이다. 

전반적으로 미국 등 주요국 통화 긴축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채권금리가 상승(가격하락)하면서 2분기 운용손익은 1분기보다 부진했고, 2차전지 등 투심 열풍에 거래대금이 늘어나면서 리테일 강점이 있는 증권사 중심으로 위탁매매 수수료익이 견조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2004억원(-41.3%), 순이익이 1515억원(-40.0%)로 시장 예상치는 2~4% 상회했다. PF·CFD 충당금을 약 500억원 반영한 가운데 순수탁수수료가 1400억원(+11.9%), 인수·자문수수료도 402억원(+48.7%)으로 늘어 양호한 성과를 입증했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2분기 실적은 영업이익 2204억원, 순이익 1827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3%, -0.8% 감소에 그쳤다. 충당금은 CFD 200억원, PF 100억원에 불과했고 IB수익은 1173억원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덕분이다. 

KB증권도 2분기 영업익은 1923억원(-26.7%), 순익은 1090억원(-22.5%)으로 1분기보다는 줄었지만 선방했다는 평가다.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상품운용손익이 줄었지만 수탁수수료 1238억원(+16.7%), IB수수료 603억원(+82.9%) 등이 선전했다. 충당금은 211억원에 불과했다. 

유일하게 신한투자증권은 1분기보다 실적이 개선됐다. 2분기 영업익 1294억원, 순이익 846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각각 30.8%, 44.8% 늘었다. 위탁수수료 942억원(+17.8%), 자기매매 2074억원(+154.8%) 등이 호조였던데다 충당금도 300억원선으로 부담이 크지 않았던 영향이다.  

한편 상반기 실적은 운용부문과 거래대금 호전 등에 전년 대비 크게 개선돼 표정이 나쁘지만은 않다. 

영업이익은 키움증권 5697억원(+67.34%)이 가장 크고 삼성증권 5421억원(+37.24%), NH투자증권 4719억원(+49.4%), 한국투자증권 4467억원(+6.64%), 미래에셋증권 4384억원(-27.7%), KB증권 4538억원(+93.77%), 신한투자증권 2566억원(+8.5%) 하나증권 637억원(-54.6%) 순이다. 

순이익은 한국투자증권 4321억원(+24%)이 가장 크고 키움증권 4248억원(+70.3%), 삼성증권 4042억원(+40%), 미래에셋증권 3791억원(-19.7%), NH투자증권 3667억원(+65.1%), KB증권 2523억원(+37.1%), 신한투자증권 2419억원(+27.9%), 하나증권 346억원(-75.1%) 순이다. 

9개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가운데 메리츠증권 실적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오는 14일 메리츠금융지주 2분기 실적발표일에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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