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불안…증권사 잇단 빚투 차단·증거금 상향
SG증권발 불안…증권사 잇단 빚투 차단·증거금 상향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3.04.25 22: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삼성증권, 에코프로 등 이차전지 7개 신용/대출 불가 조치
'차액결제거래 반대매매' 관측 하한가 종목에도 잇단 대응
(자료=네이버 금융)
(자료=네이버 금융)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증권사들이 한꺼번에 하한가를 낸 주요 종목과 일부 2차전지 관련 종목들에 대한 빚투(빚 내서 투자) 문턱을 대폭 높이는 조치에 나섰다. 전일 외국계 증권사인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에서 쏟아진 대량의 매물폭탄으로 인한 '무더기 하한가' 불안감이 이어진 모습이다. 

2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오는 26일부터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 나노신소재, 엘앤에프,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알엔투테크놀로지 등 2차전지 관련 7개 종목을 신용대출 불가 종목에 포함하고 이들 종목의 증거금률을 100%로 변경한다고 이날 공지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증시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해 자체적으로 일부 종목들을 선별한 뒤 신용대출 중단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전날 직격탄을 맞아 무더기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은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세방,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 하림지주,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이다. 이 중 다우데이타, 삼천리, 서울가스, 선광, 세방, 대성홀딩스 등 6개 종목은 2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인 30%까지 하락 마감했다. 다올투자증권과 하림지주도 각각 전장보다 9.92%, 13.13% 하락 마감했다. 

이들 8개 종목과 관련한 업계의 조치도 잇따르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들 종목을 신용대출 종목군에서 제외하거나 증거금률을 대폭 높이는 방식으로 대처하고 있다. 

KB증권은 이날부터 이들 8개 종목과 2차전지 관련주 금양까지 총 9종목의 증거금률을 기존 30~40%에서 100%로 상향 조정하고 신용대출 종목군에서 제외했다. 신용대출 종목군 불가 및 증거금률 100% 적용시 신규 신용대출 및 만기연장이 제한되며, 선물옵션 계좌의 대용증권으로 사용이 불가하다.  

KB증권은 이와 별개로 오는 26일부터 주식·펀드·주가연계증권(ELS) 등 증권 담보 대출을 중단하고 신용융자 매매 한도를 5억원으로 축소했다. 자본시장법으로 규정된 신용공여 한도를 준수하기 위한 조치다.

NH투자증권 역시 이날부터 선광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종목과 2차전지 테마주 애경케미칼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했으며, 증거금률도 100%로 상향했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지난 19일에도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등 포스코 계열사 2종목과 알엔투테크놀로지에 동일하게 신용공여·미수거래를 제한했다.

이번 '무더기 하한가' 사태에 대한 명확한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이날 오전 "이런 케이스가 많았으면 시장에서 다 분석했을텐데 지금 처음이니까, 확실하게 대답할 수 있는 쪽이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신용거래 융자 잔액이 지난주 20조원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지금 증권사들이 신용대출 한도가 다들 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일 8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한 것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지만 대체로 CFD(차액결제거래) 계좌에서 반대매매가 대량으로 일어난 것에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으로는 그 전까지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는 점, 거래량이 비교적 많지 않다는 점, 지주사라는 점 등도 언급됐다. 앞서 한국거래소는 전일 다올투자증권, 서울가스, 선광에 소수 계좌의 거래가 집중됐다는 이유 등으로 이들 3개 종목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한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금감원 임원회의에서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 등의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 증가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다. 또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특히 올해 들어 코스닥을 중심으로 2차전지 등 미래성장 신사업 테마주 투자열풍으로 신용거래가 급증하는 등 주식시장이 이상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테마주 투자심리를 악용한 불공정거래가 기승을 부릴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 부문을 중심으로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자료=(왼쪽부터)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공지사항.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