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건설사 신사업 점검 上] SMR 점찍은 삼성·현대…조금은 다른 행보
[2022 건설사 신사업 점검 上] SMR 점찍은 삼성·현대…조금은 다른 행보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10.26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형 원전보다 사업성↑…SMR에 쏠리는 '눈'
현대건설이 표준설계 사업화에 나선 소형모듈원전 'SMR-160'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올해는 건설 업계가 신사업을 크게 확장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대형 건설사들은 기존 주택과 토목, 플랜트 사업 등으로 다진 기초 체력으로 새 먹거리를 발굴하고 나섰다. 차세대 원자력 발전으로 꼽히는 소형모듈원전(SMR)부터 수처리, 폐기물 재활용,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면면도 다양하다. 이들 신사업의 종착역은 '친환경'이라는 키워드로 귀결된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로 꼽히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소형모듈원전(SMR)에 관심이 많다. 지난해 말부터 해외 업체와 SMR 관련 협약을 체결하면서 사업 본색을 드러낸 데 이어 윤석열 정부의 '친원전' 행보를 등에 업고 본격적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 'SMR' 걸음마 뗀 삼성물산…협업으로 보폭 넓힌다

26일 건설 업계에 따르면 업계 맏형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소형모듈원전(SMR)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올해 들어 본격적으로 담금질에 들어갔다. 화석 연료를 이용한 발전에서 신재생·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는 과도기에 입지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존 대형 원전 대비 부지 제약이 작고 공사 기간이 짧아 사업성이 높다는 판단이 깔렸다. 발전 효율이 높은 점도 강점이다.

지난해 미국의 SMR 전문 업체인 뉴스케일파워에 2000만달러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면서 SMR에 발을 디딘 삼성물산은 올해 5000만달러의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오세철 건설부문 대표가 직접 현지에 방문, 존 홉킨스 뉴스케일파워 대표와 글로벌 SMR 사업 진출과 시장 확대를 논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스케일파워는 SMR 관련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국 원자력안전위원회 설계인증을 받은 유일한 업체다.

삼성물산은 뉴스케일파워가 진행 중인 여러 사업에 인력을 파견하는 형태로 협업을 강화할 전망이다. 동시에 SMR 역량을 다지고 시장에서 영향력을 넓히겠다는 복안이다. 뉴스케일파워는 현재 미국 발전 사업자 UAMPS를 비롯해 루마니아, 동유럽 등에서 SMR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UAMPS가 진행 중인 프로젝트는 미국 아이다호주에서 오는 2029년 상업 운전이 목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신재생이나 친환경 에너지 중에서도 태양광이나 수력·풍력은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아 조달할 수 있는 에너지의 기복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SMR은 안정성이나 지리적 요건 등의 제약을 줄일 수 있어 각광받고 있다"라고 말했다.

■ 현대건설 키워드는 원전 '생애주기'

현대건설도 원전을 신사업으로 점찍은 건설사다. 현대건설이 주목한 부분은 SMR 설계와 원전 해체 등 원전의 생애주기다.

현대건설은 이달 들어 SMR 표준모델 설계 사업화에 들어가는 동시에 원전 해체 부지 복원 기술 녹색인증을 받았다. 원전 전반에서 기술력을 속도감 있게 확보하는 모습이다.

먼저 SMR 표준모델 설계는 미국의 홀텍 인터내셔널과 착수식을 거행하면서 닻을 올렸다. 홀텍은 미국 남부 최대 전력 공급사 엔터지와 SMR-160의 전략적 배치에 관한 합의(MOA)를 통해 미국에서 입지를 넓히고 있는 회사다. 현대건설은 홀텍과 함께 SMR-160을 글로벌 원전 사업의 대표 모델로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현대건설이 설계를 진행할 SMR 표준모델은 SMR-160이다. SMR-160은 160MW급 경수로형 소형모듈원자로로 사막, 극지 등 지역이나 환경 제한 없이 배치가 가능한 범용 원자로다. 현대건설은 현지 자연환경과 특성을 고려해 SMR-160 설치에 필요한 세부 설계에 참여한다. 이 같은 과정에서 산출된 상세 설계의 결과물들은 미국 내 SMR 건설 허가를 위한 제반 자료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은 홀텍과 원전 해체 분야에서도 협력하고 있다. 미국 뉴욕시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에 있는 인디언포인트 원전 해체 현장에 PM 인력을 파견하는 등 해체 전 과정에 인력을 투입, 원자력 전 주기에서 전방위적 협력을 확대했다.

홀텍과의 협업뿐만 아니라 자체 기술 확보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원전 해체 부지를 복원하는 '입도분류 및 양이온 교환 세척 공정을 이용한 방사성 세슘 오염 토양 폐기물 감량 기술'로 환경부 녹색인증을 획득하면서다. 방사성 오염 토양 복원 분야에서 녹색인증을 받은 것은 현대건설이 처음이다.

회사 측은 "원전 사업 다각화와 핵심 원천기술 확보로 원자력 산업 전반에 견고한 대응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