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때만큼 안 좋다"…실적 못내는 韓 기업들
"메르스 때만큼 안 좋다"…실적 못내는 韓 기업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7.26 18: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매출액 600대 기업, 8월 경기 전망 '악화'
전망 대비 실적치 낮아…작년보다 더 안 좋다
"세 부담·규제 완화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한국 경제가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삼중고'에 빠지면서 8월 경기 전망이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7월까지 집계된 실적치도 코로나19 팬데믹이었던 작년에 못미치는 것으로 관찰됐다. 기업의 세 부담을 완화하고 오래된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고점 대비 낙폭 '메르스' 확산 당시 수준"

26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8월 종합 BSI 지수 전망치는 86.9를 기록하면서 경기 전망이 매우 어두운 것으로 조사됐다. BSI는 기업별 종합경기를 비롯한 내수, 수출, 투자, 고용 등 8개 부문의 전월 실적 대비 변화 방향을 진단해 산출하는 지수다. 100을 기점으로 이보다 높을 경우 긍정적 전망, 낮을 경우 부정적 전망을 뜻한다.

BSI 86.9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올해 2월과 3월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였던 BSI는 4월부터 내리 하락하면서 5개월 연속으로 100을 밑돌았다. 8월 전망 지수는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퍼지던 지난 2020년 10월(84.6) 이후 22개월 만에 90 아래로 떨어지면서 하반기 기업들의 사정은 더욱 나빠질 것으로 전망된다. 툭히 8월 제조업 BSI는 주요 수출 대상국의 경기 위축으로 지수값이 80대 초반인 82.5까지 밀렸다.

종합경기 BSI 전망 추이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전경련은 “올해 들어 BSI가 3월(102.1)을 고점으로 5개월 만에 15.2포인트 급락했는데 이는 2015년 3~7월메르스 확산 당시(19.4포인트) 이후 낙폭이 가장 크다”라고 밝혔다.

■ 기업들 전망 대비 실적 '우수수'…작년보다 실적 낮아

업종별 8월 BSI는 3개월 연속으로 제조업(82.5)과 비제조업(91.4)이 동시에 부진했다. 제조업과 비제조업이 모두 3개월 이상 부진 전망을 기록한 것은 2020년 10월 이후 22개월 만이다. 전경련은 고물가 지속, 금리 인상 등으로 산업 전반에 걸쳐 경기 부진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봤다.

문제는 올해 들어 종합경기 실적치가 전망치를 밑도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전망된 7월 종합경기 전망치는 92.6이었지만 7월 실적치는 85.4를 기록했다. 6월 전망치도 96.3을 나타내면서 100에 근접했으나 실제 기록한 실적치는 10포인트 가까이 차이 나는 86.1을 기록했다. 이 같은 기류는 올해 들어 1월과 5월을 제외하고 지속적으로 관찰됐다. 지난해 1~7월 기록한 실적치와 전망치를 올해 지수와 대조해 보면 경제 상황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작년 1~7월 종합경기 BSI 실적치와 전망치를 살펴보면 1월(실적 97.1, 전망 91.7), 2월(98.0, 96.6), 3월(112.9, 109.2), 4월(111.0, 106.0), 5월(106.4, 107.7), 6월(106.2, 102.6), 7월(99.1, 102.3) 등으로 집계된다. 3월과 7월을 뺀 기간에는 기업들이 전망 대비 우수한 실적을 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올해 실적치가 1월과 5월을 제외하고 전망치 대비 전부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코로나19로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서 지난해 기업들이 예측한 체감 경기 전망이 다소 낮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지난해 1~7월 실적치 평균이 104.4를 기록한 데 비해 올해 같은 기간에는 지수 평균이 94에 그쳤다. 작년보다 실질 경기가 부진한 셈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본부장은 “최근 고물가·고금리·고환율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기업들의 경영 환경이 극도로 불투명해져 투자·고용이 악화될 위험성이 커졌다”며 “기업의 세 부담 경감으로 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개선해 민간 경제에 활력을 부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