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낙폭 양극화…이자 공포에 '준전세'로 갈아탄다
서울 아파트값 낙폭 양극화…이자 공포에 '준전세'로 갈아탄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2.07.14 20: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파트 매매값 낙폭 키워
노원·도봉 3년4개월여 만에 낙폭 최대치
상반기 월세거래 증가율 20%…준전세 1300건↑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값이 낙폭을 키웠다. 전셋값이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과 대비된다. 다만 지역별로 편차가 큰 모습이다. 전셋값은 비교적 안정적인 조정 단계를 보이고 있지만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매물은 쌓이고 있다. 이에 더해 보증부 월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전세 거래는 지속적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 내림세도 지역 편차…매매값 낙폭 '양극화'

14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은 전주 대비 낙폭을 키우면서 0.04%를 기록했다. 7주 연속으로 하락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전날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면서 부동산 시장의 침체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강남 권역에서는 서초구(0.02%→0.03%)를 제외한 전역의 아파트 매매값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지난주 하락 전환한 강남구(-0.01%→-0.01%)는 이번 주에도 동일한 낙폭을 유지했다. 동작구(0.00→-0.01%)는 보합 전환한 지 1주 만에 재차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일대 아파트값 하락세에 편승했다. 5주 연속으로 -0.01%대 상승률을 이어가던 관악구(-0.01%→-0.03%)는 이번 주 들어 낙폭을 키웠다.

강북 권역에서는 도봉구(-0.06%→-0.10%)와 노원구(-0.08%→0.10%)의 매매값 상승률이 낙폭을 키웠다. 올해 들어 서울에서 처음으로 관찰된 -0.10%대 상승률이다. 도봉구는 지난 2019년 2월 마지막 주, 노원구는 같은 해 3월 마지막 주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에 인근인 강북구(-0.08%→-0.09%)의 아파트 매매값도 덩달아 떨어졌다. 노원구(-0.10%)는 상계동 대단지 위주로, 도봉구(-0.10%)는 쌍문동과 방학동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값이 내렸다. 강북구(-0.09%)는 미아뉴타운에서 하락 거래가 발생했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의 아파트 매매값이 크게 내렸지만, 동북권인 성동구(-0.01%→-0.02%)와 광진구(-0.04%→-0.03%), 동대문구(-0.06%→-0.04%) 등은 비교적 완만한 하락세를 이어갔다. 광진구(-0.03%)와 동대문구(-0.04%)는 전주 대비 낙폭을 줄였다. 3월 마지막 주 상승 전환해 상승 곡선을 그리던 용산구(0.00%→-0.01%)는 15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 전세 하락세 지속…"월세 전환 이어질 것"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0.02%→-0.02%)은 지난주와 같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매매값 대비 낙폭이 완만한 모습이다. 변동이 큰 지역은 관찰되지 않았다. 강남 권역과 강북 권역을 통틀어 강남구(0.00%→0.00%), 서초구(0.00%→0.00%), 동작구(0.00%→0.00%), 중랑구(-0.01%→0.00%) 등 네 곳을 제외한 서울 전역의 아파트 전셋값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전세 거래가 줄고 기존 전세는 보증부 월세로의 전환이 늘어나면서 매물이 쌓인 탓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6월) 서울의 아파트 전세 거래는 평균 1만538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462건)과 비슷한 수준이다. 반면 월세 거래는 작년 1~6월 3만4953건에서 올해 1~6월에는 4만1994건으로 증가했다. 20.1% 늘어난 규모다. 전세 보증금이 2년치 월세를 초과한 준전세 거래도 전년 상반기 1만6636건에서 올해 상반기 1만7970건으로 1000건 이상 증가했다. 금리가 급격히 오르면서 보증금 일부를 월세로 내려는 임차인들이 늘어난 이유로 풀이된다.

월세 거래는 올해 들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5월 전국의 월세 거래는 24만321건을 기록, 전체 전월세 거래(40만4036건)의 59%를 차지했다. 앞선 4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전세를 역전한 뒤 증가세가 이어졌다. 1~5월 사이 발생한 누적 전월세 거래량에서도 월세 비중이 51.9%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41.9%) 대비 10.0%포인트 상승한 규모다.

이번 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단행하면서 준전세를 포함한 전세의 월세 전환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보유세 부담을 전가하려는 임대인과 대출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보증금의 일부를 월세로 돌리려는 임차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은 이어질 것"이라며 "임대차 계약의 다중 가격이 형성되는 시대로 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