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직격타에...신한·하나 등 금융지주사 올해 실적 ‘먹구름’
코로나19 직격타에...신한·하나 등 금융지주사 올해 실적 ‘먹구름’
  • 장하은 기자
  • 승인 2020.04.02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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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들 올해 당기순익 전년보다 23%↓
부동산침체·실물경제 위기, 은행위기로 전이 가능성↑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순이자마진(NIM)은 1.77%로 작년보다 13bps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SK증권)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순이자마진(NIM)은 1.77%로 작년보다 13bps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SK증권)

[화이트페이퍼=장하은기자]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암초에 실적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비이자이익과 순이자마진(MIN)은 모두 감소하는데 부실채권 및 연체율 상승, 대손비용 증가 등 전체적인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한 국제신용평가사의 국내 은행들에 대한 우려를 내고 있고, 코로나19 장기화시 부동산과 실물경제 위기가 은행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2일 SK증권이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KB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등 8개 금융지주회사들의 연결순이익은 10.6 조원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할 전망이다.

이익 감소의 이유는 ▲금융시장 불안으로 인한 비이자수익의 급감 ▲자산건전성 악화와 대손비용 증가 ▲NIM(순이자마진)의 축소 ▲대출증가율 둔화 등이다.

지난해 금융지주사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로 발발한 한일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 속에서도 선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개 금융지주사들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2조3395억원이다. 이는 전년 10조9542억원 보다 12.65% 증가한 수치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에 비이자이익과 MIN 축소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자산건전성이 악화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 전체 영업이익의 60~80%를 차지하고 있는 NIM의 경우 1.77%로 작년보다 13bps 하락할 전망이다. 은행들이 금리 하락에 따른 NIM 방어에 나서겠지만, 신용위험 상승 우려에 고금리대출을 늘리기 어려운데다 금융 불안기에는 예금을 확대할 필요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마진 방어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익은 줄어드는데 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경기 둔화 및 이로 인한 연체율 상승이 예고되면서 대손비용 확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SK증권은 금융지주사들의 올해 대손비용을 6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9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SK증권 구경회 연구원은 “아직 올해 실적 컨센서스 조정 폭이 미미하지만, 곧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은행업종 내에서 우량은행으로 꼽히는 은행들이 위기에 강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러한 경향은 약화되었다”며 “주로 우량은행들이 대형 증권사를 자회사로 갖고 있어, 실적 변동성이 더 클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부동산 침체와 실물경제위기가 은행위기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키움증권 서영수 연구원은 “한국의 대출 시스템은 소득(DSR)과 원리금분할상환 중심이 아니라, 자산가격(LTV), 이자상환 중심”이라며 “따라서 실물경제 악화보다 부동산 시장 침체 시 은행위기(Banking Crisis)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의 정책 기조를 볼 때 코로나19가 장기화 된다면 이러한 시나리오를 전혀 배제 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도 국내 금융권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무디스는 전날 보고서에서 “한국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증시 폭락과 유가 급락, 유동성 문제 등으로 당분간 어려운 운영환경에 직면할 것"이라면서 "전염병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활동의 붕괴는 올해 7월까지 이어질 것이며, 글로벌 정서와 약해진 외부 수요는 급격한 경기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같은 날 무디스는 국내 생명보험산업에 대한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앞서 무디스는 국내 4개 지방은행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대한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달 25일 무디스는 부산·대구·제주·경남은행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검토에 대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충격과 심각성으로 인한 한국의 경제성장 둔화 전망과 이들 은행의 신용도가 약화할 리스크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4개 지방은행은 코로나19 확산의 직접적 피해 지역이거나 관광, 서비스, 식음료, 유통업종 중소기업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커 자산 건전성이 약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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