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家 전쟁' 가세한 델타항공-반도건설, 큰 그림은?
'한진家 전쟁' 가세한 델타항공-반도건설, 큰 그림은?
  • 김예솔 기자
  • 승인 2020.03.06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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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지분경쟁 힘 대결...델타항공 14% vs 반도건설 13%
공격적 지원사격의 '진짜 속내'에 쏠린 눈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연합과 '반(反) 조원태 연합'이 지분싸움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싸고 조원태 회장을 중심으로 한 연합과 '반(反) 조원태 연합'이 지분싸움을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조원태 진영과 반(反) 조원태 진영의 머니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사실상 머니게임은 양 진영의 핵심 플레이어인 델타항공과 반도건설의 구도로 좁혀진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두 플레이어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노림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순수한 구원투수?...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13.98%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대거 사들이면서 반(反) 조원태 진영에 견제구를 날렸다.

델타항공은 최근 한진칼 주식 176만1074주를 추가 취득해 한진칼 지분율이 11%에서 13.98%로 상승했다.

이번 지분 추가로 델타항공은 반도건설을 따돌리고 다시 단일주주 기준 2대 주주로 올라섰다. 더욱이 조원태 회장의 우호 지분율이 총 42.23%로 늘면서 3자 연합과의 격차를 벌리게 됐다. 3자 연합의 지분율은 37.08%다. 경영권 방어가 시급한 조 회장으로선 천군만마를 얻은 셈이다.

델타항공은 2000년 대한항공과 항공사 동맹인 ‘스카이팀’을 구축한 항공사로, 고(故) 조양호 회장 때부터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 지난 2018년 5월부터는 아시아와 미주 지역에서 370여 개 노선을 함께 운항하는 조인트벤처(JV)를 구축하면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델타항공을 든든한 백기사로 분류하면서도 우려 섞인 시선도 보낸다.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에는 조 회장이 제시한 유인책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조 회장을 도운 빌미로 델타항공이 그룹의 영향력을 높일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된다.

실제로 델타항공이 스카이팀 소속 항공사 지분을 취득하면서 운항 횟수, 항공기 구매 등에 깊이 관여한 전례가 있어서다.

더욱이 델타항공과 같은 해외자본은 대한항공보단 한진칼을 통해서 장악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구조다.

한진칼은 정관상 외국인 주주의 지분율 상한이 없다. 국내 항공안전법 및 항공사업법상에는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 소유를 사실상 금지하고 있지만, 한진칼은 대한항공을 자회사로 둔 지주사다.

■ 큰 그림은 경영권?...반도건설, 한진칼 지분 13.0%

조원태 진영에 델타항공이 있다면, 반 조원태 진영에는 반도건설이 있다.

반도건설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가히 공격적이다. 반도건설은 6개월 만에 한진칼 지분을 6.28%에서 13.0%로 끌어올리며 3자 연합에 힘을 싣고 있다.

이 같은 이례적 행보에 반도건설이 ‘적대적 M&A’를 염두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단순히 지분 매입을 통해 그룹의 유휴자산 개발권 등을 노렸다고 보기에는 그 이상의 과감함이었다는 이유에서다.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더 매집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반도건설은 보유 계열사까지 더하면 유동자산만 1조29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지분을 매집할 자금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게다가 반도그룹의 인수 시나리오는 KCGI의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최대 단일주주인 KCGI는 행동주의 펀드인 특성상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을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후 반도건설이 최대주주가 될 가능성도 터무니없진 않아 보인다.

업계에서는 델타항공과 반도건설의 ‘진짜 속내’는 경영권 분쟁에서 제대로 승기를 잡은 다음,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일단 경영권 승부는 어느 진영이 먼저 한진칼 지분 51%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은다.

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과 반도건설 모두 한진칼 지분을 대거 취득한 자체가 단순 투자 그 이상의 의미”라면서도 “하지만 지분 15%를 초과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 결합 신고를 해야하기 때문에, 앞으로의 관건은 지분 추가 매입보다 다른 우군을 얼마나 더 포섭할 수 있느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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