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누가 품나...도전DNA 갖춘 ‘정몽규냐, 채형석이냐’
아시아나 누가 품나...도전DNA 갖춘 ‘정몽규냐, 채형석이냐’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11.06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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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자금실탄 장착한 HDC vs 항공경험 무장한 애경"
금호산업은 이달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통해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금호산업은 이달 7일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주식매매계약 체결 등을 통해 연내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아시아나항공 매각 본입찰을 하루 앞두고 인수전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 컨소시엄과 애경그룹-스톤브릿지캐피탈 컨소시엄의 양강구도로 압축됐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HDC현산 컨소시엄과 애경 컨소시엄이 각기 다른 강점으로 인수전에 나선다는 것이다. 자금 실탄을 갖춘 HDC 정몽규 회장의 승리일지, 항공업 노하우를 앞세운 애경 채형석 부회장의 반전일지는 최대 관전 포인트다.

당초 우려와는 달리 두 컨소시엄 모두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아시아나 매각의 청신호가 켜진 듯 보인다.

■ 항공업 출사표 낸 HDC현산...정몽규, 건설업 개척기 재현되나

HDC 정몽규 회장의 개척 정신이 항공업 도전기에서 또다시 발휘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애초 HDC현산이 아시아나 인수전에 나설 당시 ‘파격적’이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건설사의 항공업 진출은 이례적인 일이어서다.

HDC현산에게 항공업 경영은 그야말로 ‘도전’이다. HDC현산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9위 건설사로,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IPARK)’를 앞세워 주택사업에서 탄탄한 실적을 쌓아왔다. 건설 외에도 호텔, 면세, 유통, 레저관광 및 리조트사업까지 발을 뻗으면서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항공업 도전기는 정 회장의 건설업 도전기를 방불케 한다. 정 회장은 한때 건설업의 문외한이었지만, 현대산업개발을 시공능력평가 최고 4위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으며, 지금의 HDC그룹을 일궈냈다.

과거 정 회장은 1988년 현대자동차 입사한 이후 부친인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함께 현대차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시키는 데 이바지해왔다. 그러다가 현대가의 ‘왕자의 난’으로 현대차를 떠나면서 1999년 현대산업개발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당시 낯선 건설 분야로 넘어온 정 회장에게 세간의 우려가 쏟아지기도 했으나, 불굴의 개척 정신을 바탕으로 현대산업개발을 탄탄한 건설사로 키워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항공업 경험이 전무한 것은 약점으로 꼽지만, 다양한 사업에서 쌓아온 경험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이미 HDC현산 컨소시엄은 넉넉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이미 인수전에서 승기를 잡았다는 평가다. HDC현산의 현금성 자산은 1조원에 달하며, 미래에셋대우의 자기자본은 8조원을 넘어선다.

■ '고래 삼키려는 새우' 애경...채형석, ‘LCC신화’ 다시 이어가나

이에 질세라 애경그룹 채형석 총괄부회장도 도전 정신을 내세워 HDC현산에 맞수를 켠다.

애경그룹은 아시아나 인수전에서 가장 먼저 참여 의사를 공식화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격’이라는 회의적인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스톤브릿지캐피탈과 손잡으면서 판도는 뒤집혔다. 컨소시엄을 통해 자금력을 확보하면서 약점은 어느 정도 극복한 모습이다. 제법 HDC현산과 견줄만해졌다. 애경의 현금성 자산규모는 4000억원 안팎, 스톤브릿지의 자산운용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알려졌다. 

애경이 자체적인 항공업 운영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점은 차별화된 강점이다. 애경그룹은 항공업에 뛰어든 이후 14년 만에 제주항공을 국내 LCC 1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이은 국내 항공사 3위로 키워놓았다. 항공업 경험이 전혀 없는 HDC현산과 달리 항공분야에선 제법 ‘관록’을 갖춘 셈이다.

생활용품 업체로 머물러있던 애경을 항공업까지 확장시킨 장본인은 채 부회장이었다.

채 부회장이 지난 2005년 제주항공을 설립할 당시 지금처럼 냉담한 시선이 쏟아졌다. 제주항공은 설립 이후 5년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다가, 2011년부터 흑자로 전환하게 된다. 2018년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때 제주항공은 그룹 내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가 지금은 안정적인 수익을 바탕으로 간판 기업으로 올라섰다. 채 부회장이 아시아나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LCC 항공신화에 이어 초대형 국적항공사 신화에 도전하는 셈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HDC현산 컨소시엄과 애경 컨소시엄의 2강 체제로 굳혀졌지만, 모두 승자의 저주가 우려된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막대한 부채는 최대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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