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이어 손정의까지’ 회동 잦은 재계...이재용 '동분서주'
‘빈살만 이어 손정의까지’ 회동 잦은 재계...이재용 '동분서주'
  • 김예솔 기자
  • 승인 2019.07.04 16: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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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사우디 왕세자 회담·손정의 면담 주도"
"재계 구심점 역할에다가 민간 외교관 역할까지 자처"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회동을 가진다. (사진=연합뉴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4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과 회동을 가진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김예솔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방한 중인 각국 고위급 인사들과 연이어 만나면서 숨 가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최근 열흘 동안 벌써 세 번의 회동을 가졌다. 5대 그룹 총수는 지난달 26일 사우디아리비아 실세로 불리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 이어 30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했다. 이달 4일에는 국내 IT기업인들과 함께 ‘일본 투자업계 큰 손’으로 통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을 만난다.

■ 이재용, 회동 잇따라 주도해...재계 리더로서 존재감 발휘

이번 잦은 회동의 중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있다.

이 부회장은 이들 회동에서 중추 역할을 하는 것은 물론, 일부 만남을 직접 주도해 ‘연결고리’ 역할까지 자처하고 있다. 현재 재계를 이끌던 1·2세대 총수들이 물러나고 비교적 젊은 나이인 3·4세 리더들이 경영 전면에 등장하면서 이 부회장의 존재감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특히, 사우디 왕세자와 예정에 없던 승지원 회동은 이 회장의 리더십이 유감없이 발휘됐다는 평가다.

당시 회동은 사우디 왕세자의 요청에 이 부회장이 응하기로 하면서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 주도로 급하게 열린 비공식 일정에도 재계 ‘큰 손’들은 빠짐없이 참석했다.

당시 승지원 회동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이처럼 5대 그룹 총수가 한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월 문재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과 대화' 이후 약 5개월여 만이다.

이날 승지원 회동은 오후 8시40분께부터 약 50분간 진행됐다. 회동 말미에 이 부회장은 승지원 정원에서 무함마드 왕세자와 별도로 잠깐 만나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과의 회동 역시 이 부회장 주도로 열린다.

이번 회동은 손 회장과 친분이 깊은 이 부회장이 국내 주요 기업인들을 초청한 것이다. 이 부회장은 1990년대 말 삼성전자와 소프트뱅크가 ARM 인수를 공동으로 추진할 당시 손 회장과 인연을 처음으로 맺었다. 이후 매년 꾸준히 만남을 가지며 친분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회동에는 이 부회장을 비롯해 정 수석부회장, 구 회장 등이 참석한다. 그 외 김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등 IT·게임업체 대표들도 자리를 함께한다.

■ 방한 나선 글로벌 인사, 韓기업 만나...“경제외교 긍정적 기여”

재계 안팎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내 1위 기업 총수로서 민간 외교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올 들어 이 부회장은 활발하게 민간 외교활동을 이어나가는 모양새다.

지난 2월에는 아랍에미리트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나흐얀 왕세자와 만나 IT·반도체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같은 달 인도 모디 총리가 방한했을 당시 청와대 국빈 오찬에 참석해 스마트폰·가전 사업에 관련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지난달 22일에는 이 부회장이 방한 중인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 4년 만에 재회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처럼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이 부회장을 만나는 것은 삼성에 투자와 협조를 구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이는 명실상부한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의 위상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각국 고위급 인사들이 청와대를 방문한 이후 삼성을 비롯한 국내 대기업 경영인들을 찾으면서 한국의 경제 외교에 보탬이 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와중 정부와의 잦은 소통도 눈에 띈다. 이 부회장은 연초 문재인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신년회에도 참석했으며, 문 대통령 초청으로 청와대에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경제현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 삼성이 민간 외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이는 한국의 외교에 기여할 뿐 아니라 삼성을 둘러싼 대내외적 위기를 해소하는 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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