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은행, 마주하고 싶지 않던 '거울'을 보았다
[기자수첩] 은행, 마주하고 싶지 않던 '거울'을 보았다
  • 박재찬 기자
  • 승인 2019.01.25 16: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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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만의 국민은행 총파업이 남긴 뜻밖에 교훈
“은행 업무는 필요하지만, 은행은 필요하지 않다”
국민은행의 19년 만에 총파업은 뜻밖에 교훈을 남겼다.

[화이트페이퍼=박재찬 기자] 지난 1994년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는 “은행 업무는 필요하지만, 은행은 필요하지 않다(Banking is necessary, banks are not)”고 말했다. 그리고 2019년 현재 그의 말은 현실이 됐다. 지난 8일 KB국민은행은 총파업에 나섰다. 노조는 이번 총파업으로 직원들의 미래 청사진을 기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 총파업으로 은행은 가장 보고 싶지 않았던 거울을 스스로 보게 됐다.

KB국민은행 노사가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의 마지막 쟁점이었던 페이밴드에 대해 합의하며 조정안을 잠정 수용했다. 노조는 25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친 뒤 가결되면 정식으로 서명할 예정이지만 사실상 국민은행의 19년 만에 파업은 종료된 셈이다.

이번 임단협에서 가장 마지막까지 쟁점이 됐던 페이밴드는 노사와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인사제도 태스크포스 팀(TFT)을 구성해 5년 이내의 기간으로 운영하면서 합리적인 체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또 기존에는 부점장은 만 55세 다음달 1일, 팀장·팀원은 만 55세 다음해 1월 1일부터 적용됐던 임금피크 진입시기는 부점장급과 팀장·팀원급 모두 만 56세 생일 다음달 1일로 일원화했다. 이번 조치로 기존 대비 진입시기가 짧아진 팀장·팀원급에 대해서는 재택연수를 6개월간 실시하도록 했다. 성과급은 현금 150%, 우리사주 100%, 시간외수당 등 50%로 총 300%가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파업으로 은행의 인력 중심 영업시스템이 디지털금융 시대에 낡은 모델임을 증명했고, 자리를 비운 은행직원들 덕에 은행에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한 꼴이됐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당초 이번 파업의 쟁점은 성과급, L0직군 처우문제와 페이밴드, 임금피크제였다. 하지만 국민은행의 19년 만에 총파업은 뜻밖에 교훈을 남겼다. 이번 파업으로 은행의 인력 중심 영업시스템이 디지털금융 시대에 낡은 모델임을 증명했고, 자리를 비운 은행직원들 덕에 은행에 지금처럼 많은 사람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한 꼴이됐다.

국민은행은 지난 8일 전체 직원 1만6800명 중 노조 추산 9000명여이 파업에 참여했음에도 영업 일선의 큰 혼란이 없었다. 고객들이 인터넷·모바일과 자동화기기(ATM)에서 정상적으로 금융서비스를 받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현금 자동입출금기(ATM)와 스마트폰·PC 등을 통한 비대면 거래는 전체의 88%에 달한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국내 영업점포는 1050개이고, 농협은행은 가장 많은 1151개, 우리은행 878개, 신한은행 870개, 하나은행 759개 등이다. 이들 주요은행의 점포는 지난 2015년 9월 5126개에서 해마다 감소해 지난해 9월까지 8.2% 감소했다. 최근 3년 사이 점포수가 늘어난 은행은 한 곳도 없다. 금융권은 대면 상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거점점포를 제외하고 상당 부분 없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핀테크기술의 발달로 더이상 고객들은 은행을 찾지 않아도 되는 세상이 됐다. 지금도 각 은행들은 고객들에게 더 쉽고, 더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다양 기술들을 은행 업무에 활용학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어, 은행에서 사람이 하는 업무는 앞으로도 계속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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