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단일민족, 다문화가정’... 모르고 쓰는 차별 언어
‘우리나라, 단일민족, 다문화가정’... 모르고 쓰는 차별 언어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8.11.01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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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의 언어> 장한업 지음│ 글담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독일의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의 사고는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 수준을 넘지 못한다고 했다. 우리가 무심코 쓰는 일상 언어에 뿌리 깊게 차별 의식이 박혀 있다면 하이데거 말처럼 우리 사고방식은 차별의 언어 수준을 넘지 못하는 셈이다.

우리 언어의 민낯을 파헤치는 <차별의 언어>(글담.2018)는 무심코 쓰는 우리나라, 단일민족, 다문화가정 같은 일상 언어에도 차별의식이 담겨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한국인은 ‘우리’라는 단어를 과용하는데 ‘우리’라는 단어가 지닌 속성은 일종의 울타리로 울타리 안의 사람과 울타리 밖의 사람을 갈라놓는 역할을 한다.

또 한국인의 과도한 우리주의는 집단주의로 이어진다. 네덜란드의 심리학자 기르트 홉스테드가 제시한 문화모형분석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10만 명이 넘는 전 세계 IBM 직원을 대상으로 그들의 태도와 가치관을 알아보는 설문 조사를 했다. 그 결과 집단주의 성향이 매우 강한 직원들은 한국인이었다. 집단주의 사회의 사람들은 자신과 자신의 직계가족보다 자신을 돌봐주는 집단을 중시한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어 한국처럼 집단주의 성향이 강한 사회는 집단에 대한 충성심을 매우 중시하고 강한 연대감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를 외면할 때 체면의 상실과 수치로 여기게도 해 비합리적인 일도 충성심 때문에 묵과되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분석했다. ‘우리가 남이가’ ‘모난 돌이 정 맞는다’ 같은 말도 집단주의 의식이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집단주의 역기능은 수많은 외국인 가정을 ‘우리’라는 울타리 바깥으로 내몰며 다양성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를 조장하는 문제도 있다. 예컨대 ‘다문화가정’이라는 용어도 한국인의 독특한 단일의식을 반영한다. 다문화는 영어 ‘multicultural’을 번역한 말로 사전적 의미는 ‘한 사회 안에 존재하는 여러 문화적 또는 민족적 집단과 관련된’이라는 뜻이다. 한국에서 말하는 부모 중 적어도 한 사람이 외국인인 가정을 말하는 의미와 다르다. 다문화가정의 정확한 명칭은 국제결혼가정이며 이를 다문화가정이라고 부르는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

저자는 책을 통해 한국인의 과도한 우리주의를 꼬집고 우리 곁에 있으면서도 우리가 되지 못한 사람들을 돌아보고자 했다. 나아가 ‘어떻게 하면 이들과 더불어 더 잘 살 수 있는가’라는 고민을 통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당면한 과제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준다. 우리 언어가 가진 차별성, 언어의 민낯을 마주하게 해 언어로 비롯되는 잘못된 통념을 바로잡을 기회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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