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차기사장 3파전…인사 갈등 양상
NH투자증권 차기사장 3파전…인사 갈등 양상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4.03.09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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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병운-유창현-사재훈 후보 간 대결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 내홍 조짐
사진=NH투자증권

[화이트페이퍼=고수아 기자] NH투자증권 차기 CEO(최고경영자) 선임을 앞두고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지주가 첨예하게 대립중이다. 금융감독원이 ‘농협금융·은행·증권’에 대한 전방위 검사에 나서면서 향배가 주목된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11일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와 임시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 최종 후보 1명을 추릴 예정이다. 앞서 이달 5일 임추위를 소집해 윤병운 현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3명으로 숏리스트를 확정한 상태다. 단독 후보 1명은 오는 26일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되는 절차가 예상된다. 

후보 선출이 상당히 임박했지만 결과에 대한 관측은 분분하다. 현재 가장 유력한 것으로 평가받는 후보는 유 전 부회장, 윤 부사장으로 두 후보를 지지하는 논리가 각각 대립 중이다. 유찬형 전 부회장은 1988년에 입사해 2022년 농협중앙회 부회장으로 퇴임할 때까지 34년간 '농협맨'으로 근무한 인사다. 상호금융과 기획 분야 전문가로 증권업력이 없다는 점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일부 시각도 있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선거를 도운 키맨으로 알려진다. 

윤병운 부사장은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 입사해 정영채 사장과 20년 가까이 호흡을 맞춰온 인물이다. 윤 부사장이 IB(투자은행) 분야 전문가인만큼 정 사장이 닦아놓은 IB 명가 기반을 계승할 적임자라는 점에서 지지를 받고 있다. 경쟁사 등 업계에선 최근 세대교체 바람으로 증권사들의 CEO 연령대가 1960년대생 초반에서 1960년대 중후반으로 내려갔다는 변화도 비중있게 언급한다. 윤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유 전 부회장(1961년생), 사 전 부사장(1964년생) 등 세 명의 후보 가운데 가장 젊다. 

WM(자산관리) 분야 전문가인 삼성증권 출신의 사재훈 전 부사장이 부상할 가능성도 아예 배제되지는 않고 있다. 유일한 비농협 인사로 지지기반이 약하지만 농협의 내분 격화 시엔 상황이 반전될 수 있다는 논리다. 강호동 신임 농협중앙회 회장이 취임 첫날인 지난 7일 이석준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유찬형 전 부회장을 NH투자증권 사장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이 일부 언론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농협금융지주는 자본시장 전문성을 지닌 자가 사장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한다.

농협 지배구조는 '농협중앙회→농협금융지주→은행·증권…'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농협금융지주는 NH투자증권 지분 56.8%를 보유하고 있고, 농협금융지주는 농협중앙회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농협금융지주가 2012년 신경분리(신용과 경제사업 분리) 이후에도 농협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지적이 여전한 한편, NH투자증권 주총에서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가 가진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이 법률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도 주목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큰 틀에서는 새롭게 당선된 농협중앙회장의 인사권을 존중하는 농협 특유의 조직 문화와 농협금융지주 및 계열사들의 독립경영 이슈가 맞닿아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NH투자증권 현 이사회는 사내이사 2명(정영채, 이보원), 사외이사 5명(홍은주, 박민표, 박해식, 정태용, 서정원), 비상임이사 1명(문연우) 총 8명의 이사로 구성돼 있다. 임추위 소속위원은 3명(홍은주, 박민표, 문연우)이다.     

(왼쪽부터)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농협금융과 은행, 증권에 대한 금감원의 전방위 검사가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금감원은 최근 100억원대 배임이 발생한 농협은행, 농협금융지주에 대한 수시 검사에 지난 7일부터 착수했다. NH투자증권에 대한 정기 검사 일정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8일부터 시작했다. 특히 이번 검사에서는 금융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것에 대한 내부통제 이슈와 지배구조 문제 등을 들여다본다.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출자한 단일주주로서 역할을 적절히 했는지도 살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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