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 자금사정 나빠 이자 갚기도 빠듯…"금리부담 줄여야"
건설사들, 자금사정 나빠 이자 갚기도 빠듯…"금리부담 줄여야"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2.20 09: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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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건설기업 자금 사정 조사'
"원자재값·차입금↑에 자금 사정 악화해"
기업 10곳 중 8곳 "이자비용 버거워"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준공기한 연장 필요"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국내 건설사들이 자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세에 부동산 경기 침체까지 맞물려 자금 사정이 악화한 탓이다. 다수의 건설 업체들이 고금리 장기화로 불어난 이자를 상환하기에도 버거운 상황이다. 업계는 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준공 기한 연장 등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매출 500대 건설기업 자금 사정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 10곳 중 4곳은 현재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답했다. 이들 건설 업체는 고물가와 고금리 기조가 자금 사정 악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했다. 원자재 가격·인건비 상승(31.4%), 높은 차입 금리(24.5%), 신규 계약 축소(16.7%) 등으로 자금 사정이 어렵다고 답했다. 고물가에 따른 원자재값 상승세,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영 악화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추세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건설사들은 하반기 자금 사정 전망을 묻는 말에 과반이 현재와 비슷(52.9%)할 것으로 예상했다. 악화(33.4%)할 것이라는 전망도 다수 집계됐다. 호전될 것이라고 예상한 기업은 전체 응답 기업의 13.7%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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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사정에 부정적 영향 요인 (자료=한국경제인협회)

건설사들이 특히 우려하는 부분은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이다. 최근 워크아웃에 돌입한 태영건설도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높은 이자를 감당하지 못했다. 조사에서는 기업 10곳 가운데 8곳이 현재 3.5%인 기준금리에서는 이자 비용 감당이 어렵다고 답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를 묻는 말에 응답 기업의 76.4%가 현재 기준금리 수준에서 이미 임계치를 넘었다고 답했다.

고금리에 따른 자금조달 어려움도 문제다. 국내 건설사들은 사업을 일으킬 때 주로 금융기관 차입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고금리 상황에서는 높은 금리와 수수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들은 자금 조달 시 최대 애로사항으로 높은 대출 금리·각종 수수료(75.5%)를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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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기준금리 임계치 수준 (자료=한국경제인협회)

건설사들은 금리 부담·수수료 수준 완화(39.2%)를 시급한 정책 과제로 꼽았다. 이어 공급망 관리를 통한 원자재 가격 안정화(16.7%),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위한 규제 완화(16.7%) 등을 꼽았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물가·고금리 장기화, 부동산 경기 침체 등 복합적 요인으로 건설 기업들의 금융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건설업계가 한계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금리·수수료 부담 완화, 원자재 가격 안정화, 준공 기한 연장 등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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