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 'TL' 실패 기정사실화…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엔씨 'TL' 실패 기정사실화…그럼에도 희망은 있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24.02.02 19: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장 평가 '혹독'…"사업 전략 재검토" 주장도
블소2 中 판호 발급·TL 글로벌 출시 속도
반등엔 시간 걸릴 듯
넥스트 스테이지 '아이온2'…구형 IP 부활 관건
자료=
네이버 증권 페이지 갈무리

[화이트페이퍼=최창민 기자] 엔씨소프트가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쓰론 앤 리버티(TL)'가 흥행에 실패했다는 평가가 줄지어 나오면서 올해도 고난의 행군을 이어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가운데서도 낭보가 전해지면서 일각에서는 반등의 여지를 점치고 있다. 다만 당장의 드라마틱한 변화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은 통일된 모습이다.

2일 더로그에 따르면 'TL'은 전일 기준 PC방 게임 순위 19위에 머물렀다. 전주 15위까지 상승했던 데 비해 4계단 내렸다. 'TL'은 출시 직후 낮은 트래픽, 서버 통폐합 등으로 초반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후에도 이렇다 할 반등은 없었고 대규모 계정 도용 사태까지 겪으면서 게이머들의 외면을 받았다.

시장에서의 평가는 더욱 혹독했다. 다수의 증권사들이 'TL' 실패를 기정사실로 했다. 미래에셋증권은 'TL'의 올해 연간 일평균 매출액을 기존 9억원에서 2억5000만원으로 내리면서 "(출시 초기) 유의미한 트래픽 상승이 관찰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신규 업데이트에 따른 분위기 반전 가능성도 낮아 보인다"라고 평가했다.

KB증권은 'TL'에 대한 기대감이 나날이 축소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리포트에서 KB증권은 "출시 초기 동시 접속자 수는 약 6만여명 수준에 그쳤다"며 "아마존게임즈를 통한 글로벌 출시에 대한 기대감도 축소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키움증권은 엔씨의 'TL"을 비롯한 게임 사업 전략 전반에 검토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키움증권은 "엔씨는 기본적으로 F2P(Free to play) 기반의 P2W(Pay to win) 과금에 다소 집중하는 BM(사업모델)을 가져가고 있다"면서 "현재 게임 시장의 주요 기제는 B2P(Buy to play) 기반의 고퀄리티 콘솔 게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BM 구조가 중기적으로 작동하지 않을 리스크가 있다"면서 "주요 고객군이 젊은 세대에 포진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군 커버리지를 약화시킬 리스크로 상존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미지=
이미지=엔씨소프트

신작이 박한 평가를 받으면서 엔씨의 내리막도 가팔라졌지만 낭보도 있다. '블레이드&소울2' 중국 판호 발급과 'TL' 글로벌 출시 가시화 등이다. 지난해 12월 중국 국가신문출판서(NPPA)는 '블레이드&소울2'를 포함한 외산 게임 40종에 외자 판호를 발급했다. 판호는 일종의 서비스 허가로 발급받은 게임만이 중국 내에서 서비스를 전개할 수 있다. 엔씨는 올해 중국 출시를 목표로 현지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작인 '블레이드&소울'은 출시 초반 일매출 50억원, 동시접속자 200만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353억원으로 꾸준히 하락세를 보인 로열티 매출액이 신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TL'은 지난달 PC 플랫폼 스팀에 게임 정보가 갱신됐다. 엔씨가 출시 이전부터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강조한 만큼 해외 시장에 적확한 BM을 선보인다면 매출 성장에 일조할 가능성이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기대감이 현실화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특히 'TL'은 국내 출시 때도 1년 가까이 연기하면서 다듬었음에도 흥행하지 못 한 만큼 신중에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아이온2' 출시가 예상되는 2025년을 턴어라운드 시기로 보는 시각이 많다. 지난 2008년 출시됐던 원작 '아이온'은 4년 반 만에 1조원의 매출액을 올린 게임이다. ‘리니지’ 시리즈보다 빠른 성장세다. '아이온2'가 엔씨의 넥스트 스테이지라고 불리는 이유다. 다만 '아이온'은 16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만큼 구형 IP로 언급된다. 엔씨가 이를 어떻게 요리하냐에 따라 회사의 중장기 실적과 전략 방향이 잡힐 전망이다.

한편 이날 엔씨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서 20만4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 대비 2.31% 올랐다. 지난 22일부터 종가 기준 19만원대까지 내렸던 주가는 간신히 20만원대를 회복했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